[송정렬의 테크@스톡]'스골'은 과학이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1.03.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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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송정렬의 테크@스톡 IT분야에서의 다년간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라는 프리즘으로 코스닥기업들의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변화속에서 알짜 코스닥 종목을 찾아내는 투자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정렬의 테크@스톡]'스골'은 과학이다


"스골(스크린골프) 한판 어때?"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동료나 친구들과 이런 메시지를 주고받은 직장인들이 많다. 골프는 여전히 일반 직장인들에겐 문턱이 높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스크린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장시간 운전할 필요도 없이 골프의 재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전국 스크린골프장수는 약 6000여개에 달한다.



[송정렬의 테크@스톡]'스골'은 과학이다
사실 골프와 스크린골프는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고 게임인 스크린골프를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실제 필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과 같은 현실감과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3차원(3D) 그래픽,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기계 등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총동원되기 때문.

몇 년전 인기를 끌었던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카피처럼 스크린골프도 과학이다. 때문에 스크린골프 시스템(골프시뮬레이터)의 몸값도 만만치 않다. 한 대 설치하는데 인테리어비용을 포함해 약 5000만원의 거금이 들어간다.



골프시뮬레이터는 크게 센싱시스템, 플레이트, 프로젝터, PC콘솔, 카메라, 스크린 등으로 구성된다. 공의 속도, 탄도, 방향과, 클럽의 패스, 페이스를 측정하는 센싱기술은 핵심중 핵심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골프시뮬레이터의 대다수는 적외선 센서방식을 이용한다. 사용자가 공을 치면 타격매트안에 설치된 적외선 센서들이 공의 움직임 등을 측정, 관련데이터를 PC로 전송한다. PC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는 이를 토대로 해당 골프장의 페어웨이, 러프, 벙커, 그린 등 각각의 지면속성값, 바람 영향에 따른 공의 회전과 항력 등까지 반영하는 등 게임물리를 적용, 실제 골프를 치는 것과 같은 상황을 구현한다.

최근에는 한단계 발전한 비전센서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비전센서는 정밀 카메라를 통해 공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카메라가 촬영하는 플레임수만큼 많은 좌표 데이터를 확보, 계산을 하기 때문에 기존 적외선 방식보다 정교하게 공의 속도, 탄도,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골프코스 화면 구현이다. 일단 항공촬영, 레이저항공측량, 사진촬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골프코스의 지형, 고저를 측량한다. 여기에 OB라인위치, 해저드라인 위치 등도 반영하고, 3D 그래픽 작업을 통해 나무 등 배경까지 처리하면 실제와 동일한 골프코스 화면이 탄생하게 된다. 보통 하나의 골프장 화면을 구현하는데 3개월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

스윙플레이트 역시 고도의 기계기술을 필요로 한다. 샷 낙하지점의 라이를 실시간으로 계산, 동일하게 움직여야할 뿐 아니라 내구성도 강해야하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는 90년대중반 미국에서 골프용품업체들이 드라이버 등 새로운 골프채의 비거리 등을 측정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여기에 첨단 기술들을 적용하고, 게임요소까지 가미해 오늘날의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시킨게 바로 우리나라다.

지난 2000년초 서울 공릉동에 처음 스크린골프장이 생긴 이후 국내에서 스크린골프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관련시장도 급팽창했다.

현재 국내 스크린골프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가 골프존이다. 지난 2000년 설립돼 국내에 처음 스크린골프를 선보인 주역이다. 골프시뮬레이터 관련 총 135건의 특허를 출원, 75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골프존은 지난 10일 상장심사를 통과, 내달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골프존의 공모주식수는 200만주이며 공모희망가는 6만9000원~8만2000원이다. 코스닥에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8500억원~1조원에 달해 코스닥 시총 10권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존은 상장을 계기로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일본 법인에 이어 연내 중국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김영찬 골프존 대표는 "현재 골프용품, 골프의류 등 골프관련 산업분야는 외국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며 "골프에 게임과 문화를 접목한 스크린골프를 통해 글로벌 업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스크린골프가 세계인들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아 'IT 한류'의 새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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