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산원가 급등..인플레 위험 고조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3.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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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요국의 2월 제조업 경기가 대폭 개선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2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61.4%로 2004년 5월 이후 거의 7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ISM 제조업지수는 2월까지 19개월 연속 상승세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ISM 제조업지수 내 물가지수는 2년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라 기업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적신호를 나타냈다.



ISM지수는 350명의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하는데 2월에는 응답자의 66%가 원자재 구입비가 올랐다고 답했다. 이는 2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자재 구입비가 떨어졌다는 대답은 2%에 불과했다.

한 화학업체는 "우리가 구매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화학 원료가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ISM 조사위원회 대표인 노버트 오어는 "ISM 물가지수를 보면 기업들이 원자재 비용에서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제조업 경기는 11년만에 최고 속도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2월 구매관리자협회 지수(PMI)는 59%로 전달 57.3%에 비해 상승하며 200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전반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보였지만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의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생산원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뚜렷했으며 판매가격조차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 2%를 넘어섰다. 유럽위원회(EC)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올해 전체적으로도 2.2%로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의 2월 생산원가도 2005년 PMI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로 뛰었다. 인도는 1년간 금리를 7차례 인상했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HSBC의 인도 및 아세안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리프 에스케센은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가면서 노동시장 수급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이며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제조업체의 원가상승 압박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의 원가 상승 부담은 결국 판매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국 가운데서는 중국만 2월 PMI가 둔화됐다. 중국의 2월 PMI는 52.2%로 지난해 12월 53.9%, 지난 1월 52.9%에 이어 세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PMI 둔화는 중국이 긴축 속도 조절로 경기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PMI만 50만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국 제조업은 전반적인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월 전반기는 중국이 춘절(설)로 쉬는 날이 많았기 때문에 2월 PMI를 가지고 중국 제조업 경기가 완만한 연착륙 모드에 돌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제조업체의 물가지수는 중국의 공식 PMI 조사에서나 HSBC의 PMI 조사에서나 3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ING의 마틴 반 빌레트는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아직 소비자 물가에 완전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물가상승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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