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세계 금융시장 3대 테마점검

머니투데이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2011.0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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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세계 금융시장 3대 테마점검


2011년 2월 중순을 넘긴 지금 세계 금융시장에는 다음 3가지 테마가 자리잡은 듯하다. 우선 미국경제의 회복세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유럽의 재정문제 역시 언제든 금융시장을 다시 위협할 수 있다. 그리고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긴축 정책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물론 이러한 3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신흥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의 회복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

지난해 말의 탄탄한 회복세에 2차 양적완화와 추가 재정확대 정책까지 시행되면서 올해 상반기 미국경제는 고성장을 나타낼 것이다. 올해 상반기 성장의 원동력은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소비와 투자의 강세다. 그러나 지난해처럼 올해도 여름이 되면 성장세가 많이 둔화될 듯하다.



미국경제의 양대 악재인 고용과 주택시장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올 상반기에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매월 25만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정책금리 인상 요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소위 실망 실업자들이 다시 고용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실업률은 9%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듯하다.

주택가격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미국 성장세의 둔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당초 예정된 6월 이전에 끝낼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금리인상 주장도 계속 무시할 것이다.



독일이 과감한 지원을 계속 주저하면서 유럽의 재정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행 중인 구제금융 메커니즘으로 포르투갈까지는 처리할 수 있지만 스페인으로 문제가 번진다면 독일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독일의 정치상황을 감안할 때 쉬운 일이 아니다. 유럽은행들의 장기 부채의 만기가 올해 집중돼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독일의 강세는 유럽 주변국의 수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유럽 전반의 금리 상승을 가져와 주변국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크다. 사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성장세 역시 올 여름에 둔화될 전망이며,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도 당분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대부분 신흥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하지만 경기회복으로 인해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부동산시장 과열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몇몇 나라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적으로 정책금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은 상태며, 결국 물가 및 자산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이 당분간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정책금리가 어디까지 인상돼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문제다. 소위 중립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식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를 동시에 가져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작용을 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올 하반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중단되면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정책 추이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의 빠른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당국은 최근 인상을 포함해 모두 3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급준비율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높다.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 통화당국이 성장과 물가 위험을 모두 감안한 균형잡힌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율변화(자국통화 절상) 역시 물가안정을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많은 나라가 아직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다. 올해도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나올 듯하나 신흥국 통화의 절상추세 자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다수의 예상대로 중국 위안화가 올해 5% 정도 절상된다면 이는 결국 다른 나라 통화의 절상압력을 줄이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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