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초고층빌딩의 저주'다. 역사적으로 초고층빌딩이 완공되면 불황이 온다는 게 이 속설의 요지다. 경제학자 앤드루 로렌스가 1999년 '초고층건물 지표(Skyscraper Index)'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하면서 대두됐다.
이어 199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452m 88층짜리 페트로나스타워가 준공되자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발발했고 2010년 828m 160층짜리 버즈 칼리파가 완공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결론적으로 초고층빌딩의 경우 과잉투자, 통화팽창, 투기적 거래 등이 나타나는 경기 확장기에만 추진이 가능하지만 완공까지 몇년이 지난 이후에는 거품이 빠지면서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초고층빌딩의 저주는 이처럼 웃어넘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맹신할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완공된 대만 타이페이 101, 홍콩 국제상업센터, 상하이 세계금융센터, 미국 시카고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와 존핸콕센터 등은 각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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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무분별한 국내 초고층빌딩 건설이 진정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전문가는 "만약 지금까지 구상됐던 모든 초고층빌딩이 금융위기 이전에 동시다발적으로 착공됐다면 공급 과잉과 막대한 금융부담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금융위기가 오히려 프로젝트를 검증할 기회를 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