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형도, '3강 1중'서 '4강' 체제로=하나금융은 자산 규모 200조원(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덩치가 가장 작다. 우리금융지주(332조원) KB금융지주(330조원) 신한금융지주(310조원) 등 경쟁사와 격차가 크다.
하나금융은 그러나 우리금융을 포기하는 대신 외환은행(116조원)을 전격 인수하면서 단숨에 자산 규모 3위(316조원)의 대형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하게 됐다. 우리금융과 KB금융 (76,600원 ▼1,100 -1.42%)에 다소 못 미치지만 신한금융을 넘어서는 규모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전개될 우리금융 (11,900원 0.0%)과 산은금융지주, 기업은행 민영화의 향배가 변수가 되겠지만 현재로선 4강 금융지주 체제의 지형 속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딩뱅크' 자리다툼, 영업대전 불 뿜는다=은행권이 4룡 체제로 재편되면서 '리딩뱅크'(선도은행)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영업전쟁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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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선 2008년 금융위기 전만 하더라도 대출 자산 늘리기 경쟁이 화두였다. 국내 경기가 좋았던 데다 부동산 시장도 최전성기를 구가한 무렵이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지자 은행들은 '대출경쟁'을 자제하고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런 영업 환경이 내년부터는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테일(소매금융) 및 프라이빗뱅킹(PB)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이 기업금융과 외환업무에 특화된 외환은행과 시너지를 내며 공격적인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경쟁은행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M&A 후 시너지가 곧바로 발휘되긴 힘들겠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포트폴리오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위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내년 영업계획에 하나금융 변수를 반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경쟁은행 관계자도 "경기가 회복되면 은행간 영업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국민은행이 내년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고 하나금융이 경쟁에 뛰어들 경우 금융위기 이전 은행간 무한경쟁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