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확정 "24일께 발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0.11.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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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24일 이사회승인 후 공식발표… 김승유 회장 직접출국, 매매계약 체결

하나금융지주 (64,300원 ▲1,200 +1.90%)의 외환은행 인수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24일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외환은행 인수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핵심 관계자는 22일 "론스타와 가격협상을 끝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서에) 사인한 후 마무리하는 단계만 남아 있다"며 "24일께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이날 "곧 공식 발표 형식으로 밝히겠다"고 말해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그룹 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외환은행 인수가 임박한 만큼 인수 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하나금융은 24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외환은행 인수건을 승인한 뒤 김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회장은 발표 후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직접 미국 현지로 떠날 계획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에 외환은행 인수 후 사업계획 등이 포함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격이 론스타 지분 현 시가(4조2300억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4조5000억 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출입은행이 갖고 있는 외환은행 태그·드래그 얼롱(tag·drag-along) 지분(6.25%)까지 사들이면 인수 자금이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태그 얼롱은 1대 주주가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2, 3대 주주가 괜찮은 매각조건이면 동일한 가격으로 팔아달라고 1대 주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드래그 얼롱은 반대로 1대 주주가 2, 3대 주주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리로 수은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

수은은 하나은행의 인수 여부를 비롯해 구체적인 가격이 결정되면 계약조건, 주가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전체 지분 매입 규모는 외환은행의 다른 주주 기관의 지분을 어떻게 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자금은 내부 보유 중인 2조원대 현금자산 외에 3조원을 외부에서 조달해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유치 후 상환우선주 발행이나 하이브리드채권, 회사채 발행 등 여러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 주주가치 희석을 고려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는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유증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자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승자의 저주'도 말이 안 된다"면서 "자산 200조 원이 넘는 금융회사가 몇 조원 자금을 마련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핵심 관계자도 "시장이 워낙 좋아 (자금조달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지주 산하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같이 두는 '1지주-2은행'(투뱅크) 체제를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두 은행의 물리적 통합은 2~3년 후 검토할 계획이다. 2003년 8월 조흥은행 인수 후 2년 8개월 만에 신한은행과 합병한 신한금융지주 사례를 따르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핵심 관계자는 "이미 외환은행 인수 후 시너지 등 사업계획에 대한 외부 컨설팅도 받아 놨다"며 "지주 산하에서 두 은행이 좋은 방향에서 협력하는 영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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