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에겐 우리금융보다 외환은행"

더벨 김현동 기자 2010.11.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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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survey]애널리스트 87% "외환은행이 적합"·'양수겸장' 해석도

더벨|이 기사는 11월18일(15:2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 (64,300원 ▲1,200 +1.90%)외환은행 (0원 %) 인수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전문 분석가들은 우리금융보다는 외환은행 인수가 하나금융에 보다 적합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18일 증권사와 신용평가회사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5%(5명)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8명 가운데 3명(37.5%)는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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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만 따지면 우리금융(332조 3000억원)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외환은행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하나금융(207조 9370억원)이 우리금융과 합병할 경우, 총자산 540조 2370억원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올 9월말 현재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의 그룹 총자산(신탁 및 AUM포함)은 각각 329조 7000억원, 310조 777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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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대출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돼 있어 하나금융은 자체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금융 M&A는 규모 면에서는 장점이 있겠지만 자산의 질이나 인수자금 조달에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B애널리스트는 "인수대금 부담이나 자산규모를 떠나서 우리금융은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M&A 후 규모를 키운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면서 "이에 비해 외환은행은 외환과 무역금융 부문에서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해외 네트워크, 인력의 질 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대출자산 구성만 보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조합도 나쁘지 않다. 우리금융은 총여신에서 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이르고, 가계 비중은 33%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하나금융은 가계와 기업 비중이 각각 54%, 45%로 보완이 가능한 조합이다.

하지만 자산의 질이다. 우리금융의 은행부문 차주별 자산건전성을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신에서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각각 49%, 60%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외환은행은 규모는 작지만, 자산건전성이 뛰어난 편이다. 올 9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3.85%에 달하지만, 외환은행은 1.44%로 시중은행 가운데 SC제일은행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다.

C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은 외환 및 무역금융 부문에 특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수수료 등 높은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이익창출력이 안정돼 있다"고 평했다.

대기업 여신비중이 낮고, 외환영업이 약한 하나금융 입장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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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에 따른 시너지보다도 M&A의 성사 가능성 측면에서도 외환은행을 택할 것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D 애널리스트는 "시너지보다도 실현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산업이 여전히 디레버리지 국면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합병이슈가 걸려있는 우리금융보다는 외환은행 인수가 더 손쉬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환은행 지분 51%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론스타 측과 체결했다"면서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중 하나만 인수할 것이고, (우리금융 인수의향서 마감일인) 26일까지는 최종 선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을 가져올 경우 규모에서 유리해지고 외환은행은 실속을 챙길 수 있다"면서 "김 회장이 론스타를 이용하면서도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특혜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일종의 양수겸장 차원에서 외환은행 인수를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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