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예비입찰 제안서 마감일을 일주일 앞두고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 (58,000원 ▲1,000 +1.75%)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 산업은행마저 외화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밝힌 가운데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 래리클레인 외환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등이 나란히 한 테이블에 앉았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윤용로 기업은행장(왼쪽 두번째)과 김태영 농협신용대표(왼쪽 네번째)가 김정태 하나은행장에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오른쪽) 옆에 자리하라며 농담을 건네자 당초 인수합병 대상으로 알려졌던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웃고 있다.
ⓒ유동일 기자 eddie@
은행 간 인수합병(M&A)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을 의식해선지 은행장들은 말을 아꼈다.
한편 김정태 하나은행행장은 전날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발언에 대해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하나금융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하며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중에서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영화 대상인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입찰에 참여키로 한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과 관련 "경쟁 입찰은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인데 좀 두고 봐야한다"며 "(자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자금조달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하나금융을 비롯, 호주 ANZ은행과 산업은행 등에서 구애를 받은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시종일관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외환은행 내부에서 감지되는 직원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말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행장은 신한 3인방 동반사퇴와 관련,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임박한 검찰 조사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장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전날 라응찬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 징계가 확정된 데 대해서는 "드릴 말이 없다"고만 짧게 답했다.
은행장들은 김정태 행장과 래리 클레인 행장을 나란히 세우려 떠다미는 등 농담을 하며 최근 이슈에 따른 긴장감을 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자리에서 김정태 행장이 가장 늦게 도착, 은행장들과 악수를 나누며 한쪽으로 가려 하자 김태영 신용대표가 "외환은행 뭐 한다며?"라면서 외환은행장 옆 자리로 보내려 했다.
이에 김 행장은 "내가 영어를 못해서"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바꾸지 않아 참석했던 행장들이 크게 웃었다. 김 행장이 민감한 시기에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윤용로 중소기업은행장,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태영 농협신용대표이사, 민유성 산업은행장 등 9명의 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