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 '20시간 밤샘조사'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0.11.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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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으로부터 부당대출에 관여하고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된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검찰에서 20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당한 신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신 사장은 이날 오전 9시25분쯤 변호인과 함께 검찰청에 출두했다. 조사는 이원석 부부장검사가 진행했으며 신 사장은 18일 오전 5시50분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 조치됐다.



이 같은 '밤샘 조사'는 신 사장의 동의에 따라 이뤄졌다. 신 사장은 한 차례 소환 조사로 직접 조사는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는 18일 새벽 1시반쯤 마무리됐지만 신 사장이 신문조서를 꼼꼼하게 확인해 1박2일간의 마라톤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사장을 상대로 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06~2007년 당시 금강산랜드와 투모로그룹 등의 업체에 438억원을 대출한 경위와 불법성 여부를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이들 회사의 부채상환 능력이 의문시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 사장이 대출을 묵인했는지, 대출 과정에 금품이 오갔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이 함께 고소했던 국일호 투모로그룹 회장은 이미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투모로그룹의 신한은행 대출과 관련한 혐의로는 국씨를 기소하지 않았지만 대출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신 사장이 이희건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에게 지급할 경영자문료 1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조사했다. 신 사장은 검찰에서 "자문료는 정상적으로 지급했거나 동의를 받아 은행 업무에 썼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자문료 횡령 의혹에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빅3'가 모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자금 가운데 3억원이 현금 형태로 이 행장에게 건너가 정권 실세에게 전달됐다는 '정치권 로비설'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사장에 대한 조사내용을 정리한 뒤 이 행장과 라 전 회장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 행장을 22일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주말쯤 출석을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라 전 회장에 대한 조사는 다음 주 후반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빅3'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신한은행의 고소·고발전 역시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른바 '신한 사태'는 지난 9월2일 신한은행이 신 사장 등 7명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라 전 회장은 차명계좌 운용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으며, 이 행장은 투모로그룹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돼 '빅3'가 모두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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