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패 쥔 '론스타'…ANZ 가격 높일까

더벨 황은재 기자 2010.11.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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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MBK 버리고 '하나금융 선택'

더벨|이 기사는 11월17일(07: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환은행 (0원 %) 인수전에 하나금융지주가 가담함에 따라 론스타가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를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호주뉴질랜드(ANZ)은행과 하나금융지주 가운데 유리한 인수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후보들간의 경쟁이 가열될 수록 론스타의 투자 수익률만 높여주는 모양새가 됐다. 론스타는 이미 배당과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원금의 98.7%를 회수했다. 론스타와 하나금융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까지는 9일 남았다.

◇론스타, MBK와 협상 끝..하나금융카드 '오픈'



그동안 론스타는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꼼수로 복수 후보간의 경쟁 구도를 형성시켰다. 그동안 론스타는 ANZ와 우선 협상하고 MBK파트너스와는 조건부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MBK는 ANZ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할 경우외환은행 지분 25%를 인수하고 론스타와 공동으로 경영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달 초 론스타와 MBK는 더 이상 외환은행 매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냈다. ANZ의 인수 여부만을 기다리던 MBK가 돌연 협상 종료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협상이 비교적 구체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일부 지분 인수를 제안한 MBK의 방안이 론스타의 투자자금 회수에 큰 도움이 되는 구조는 아니었다. 급기야 하나금융과 ANZ간의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론스타가 MBK카드를 버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일(11월초) 전에 MBK와 론스타가 더 이상 관계를 가지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 본격적인 가격경쟁..ANZ의 선택은?

론스타의 의도대로, 혹은 하나금융의 선택대로 경쟁 구도는 좀 더 큰 판으로 옮겨왔다.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ANZ는 일단 대응이 없다.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공식성명만 발표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외환은행을 아시아 진출 거점기지로 삼으려는 ANZ의 전략이 타격을 받게 된다.

하나금융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얹은 수준. 금액으로 환산하면 4조6000억~4조7000억원 내외다. 반면 ANZ는 4조원 수준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다음주에 실사 및 가격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격이 맞으면 우리금융 민영화 예비입찰일인 26일 이전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ANZ가 가격을 높여 론스타와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딜 프로세스상 하나금융이 ANZ보다 앞서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흘린 점을 감안할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시도가 '론스타의 ANZ 압박 카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론스타의 의도대로 만약 ANZ가 가격을 올리고, 이 가격 범위가 하나금융의 레인지를 넘어선다면 하나금융은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뛰어들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우리금융 예비입찰 마감일인 26일까지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가격을 높여놓던, ANZ가 더 높은 가격으로 들어오던 어쨌든 론스타로서는 행복한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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