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급락, 옵션연계 매도차익거래 추정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11.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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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동시호가를 앞두고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급락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가능한 추정은 프로그램 차익매도거래거나 옵션과 연계된 매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대량 매도차익거래의 경우 기존에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선물·옵션 만기일에 반대매매인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로 포지션을 정리했을 수 있다.



그러나 마감 기준으로만 보면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는 6.79로 콘탱고(선물 고평가)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도차익거래보다 매수차익거래에 유리한 상황이다.

또 매도차익거래가 나오려면 종전에 선물 매도가 선행돼야 하는데,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은 2700여계약 증가했다는 점도 대량으로 프로그램 차익매도 물량이 나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옵션과 연계된 차익거래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기존에 매수차익을 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풀어 이익을 내려면 매도차익을 해야 하는데 기회가 나오지 않으면서 만기일 합성선물매도인 컨버전(선물매수와 콜매도+풋매수)을 이용했다는 분석이다.

매수차익(현물매수+선물매도)을 한 경우 컨버전 거래를 하면 옵션 만기일에 선물매도 포지션은 소멸되고 현물매수만 남는다. 따라서 이때 종가로 현물 바스켓을 매도하면 결과적으로 매도차익거래를 하게 돼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고점을 돌파하면서 콜옵션 가격이 풋옵션보다 높아졌고 결국 고평가된 콜옵션을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풋옵션을 매수하는 컨버전 거래가 유입됐다"며 "컨버전으로 인한 종가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프로그램 매도 물량 예상보다 컸던 것은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나머진 부분은 도이치 창구에서 모두 쏟아진 것으로 봐서 청산시기를 저울질하다 만기일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그간 누적해놨던 대규모 매수차익을 일시에 청산시킨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계없는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현물주식의 바스켓을 한꺼번에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차익거래와 무관하게 종가에 1조3000억원 매도하면서 동시 호가 전까지 4000~5000억원 프로그램 매수 우위에서 순매도로 돌변했다"며 "장중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매수로 유입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차, 포스코에서 대량 매물이 나온 것을 보면 한 투자회사에서 그간 낮은 환율에서 매수했던 부분을 환차익을 겨냥해 대규모로 매물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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