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뜀박질, 3Q 호실적 4Q엔 개살구 될라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0.11.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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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연체율 0.19~0.70%p 급등..."당분간 개선 힘들어, 잠재 불안요인"

국내 은행들의 3/4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졌지만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자산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의 후폭풍이다. 부실채권 매각이나 상각도 여의치 않아 당분간은 '건전성'이 은행권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말보다 적게는 0.19%포인트에서 많게는 0.70%포인트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연체율 뜀박질, 3Q 호실적 4Q엔 개살구 될라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해 말 0.63%였던 연체율이 올 3분기 말 현재 1.21%로 0.58%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0.62%에서 1.32%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신한은행은 0.41%에서 0.72%로 0.31%포인트 올라갔고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지난 해 말보다 각각 0.19%포인트, 0.22%포인트 높아진 0.70%, 0.72%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은행 연체율은 지난 해 12월까지만 해도 걱정 없는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이 연체율 1% 미만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면서 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에 나선 '연말 효과'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대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침체로 인한 PF 대출 부실로 은행권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다시 오르는 추세다.



특히 기업여신과 PF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타격이 크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분기 각각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1조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적자를 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3분기 충당금이 줄어들어 각각 568억원과 4366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부실 자산 증가로 '흑자전환'이 무색한 상황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부동산 PF대출 모범규준에 따른 보수적인 자산 분류, 워크아웃 미약정 기업들의 여신 편입 등의 영향으로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4분기에 PF 관련 부실채권 일부를 매각하고 워크아웃 플랜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매진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의 원인이 된 집단대출 관리에 나서는 한편, 기업 워크아웃을 계획대로 이행해 연체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러나 "워크아웃 여신은 매각이나 상각이 어려워 은행들이 연체율이나 부실채권 비율 증가를 단기간 내에 해소하기 힘들 것"이라며 "경기 회복이 더디고 부동산 시장도 회복될 기미가 없어 건전성 우려가 은행 실적에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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