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에르메스 삼키나…지분확대 왜?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10.24 18:54
글자크기

에르메스 경영 장악하면 세계 명품업계 지각변동

ⓒ에르메스ⓒ에르메스


세계 최대의 럭셔리 제품(명품) 업체 중 하나인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가 경쟁사인 에르메스의 지분을 큰 폭으로 확대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VMH는 에르메스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시장 전문가는 많지 않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르메스 지분 2.9%를 보유한 LVMH는 지분 14.2%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17.1%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메스 1501만6000주를 추가인수해 지분을 1807만1246주로 늘리는 것이다.



이는 14억5000만유로(20억달러)가 드는 대규모 지분 인수다. 프랑스에서는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는 지분 내역을 공개해야 하므로 LVMH는 이 사실을 밝혔다.

에르메스는 장-루이 뒤마 전 CEO가 지난 5월1일 사망한 뒤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주가가 77% 뛰었다. 에르메스 창업가문이 주식을 더 내다팔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따라서 LVMH의 대대적인 지분 인수에 대해선 LVMH의 진짜 목적과 자금조달 방법이 관심사다.

LVMH는 "에르메스에 대한 기업인수, 경영권 확보, 이사회 참여 등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며 "단지 장기간에 걸쳐 에르메스의 주주가 되려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또 에르메스 창업가문과 현 경영진의 전략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만큼 장래 어느 시점에 본격적으로 에르메스 경영에 나서거나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매트릭스의 매튜 조던 시장조사부문장은 "LVMH가 경영권 인수목적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에르메스에) 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확실히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LVMH는 모에 샴페인, 헤네시 꼬냑 등을 만드는 주류 자회사의 지분을 디아지오에 매각, 165억달러를 마련해 에르메스 지분인수 비용을 충당할 전망이다. 이 결과 디아지오는 LVMH 주류 부문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