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들이 ELW를 투기적으로 투자하거나 시장 내 초단타투자자 비중이 높은 것에 우려를 표하는 뉴스를 끊임없이 접하는데요. ELW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
-닥터윤 : ELW는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어서 ELW 투자가 처음이라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10~20% 수준의 안정적 투자를 추천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정적 투자란 파생상품이 지닌 ‘레버리지’라는 특성을 고려해 투자 금액을 줄이고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투자 방향을 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현명한 투자를 하려면 자신의 투자 성향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하는데 투자자들이 적정 기대 수익과 리스크 감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고려할 요소는 무엇인지요?
- 나를 안다는 것,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투자 성향을 알기 위해 꼭 살펴봐야 할 객관적인 지표들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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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자신의 자산이 얼마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 가운데 금융투자자산에 배분할 돈이 얼마나 되는지도 꼭 따져봐야 합니다. 금융상품을 분류할때 ‘투자’라는 말이 붙은 상품은 기본적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내 자산 중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을 추구하는데 동원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죠.
투자자의 연령과 직업도 고려해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처럼 아직 대학생라면 자산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에 노출시킬 수 있는 금액 비중이 높을 수 있겠죠. 용돈으로 모은 100만원을 모두 ELW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연령대가 높은 퇴직자가 퇴직금으로 받은 현금 자산 전체를 ELW에 투자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이 경우 높은 수익보다 장기 안정성을 추구하는게 옳은 선택이겠죠.
ELW에 투자할 때는 투자자금의 절대 규모보다 전체 금융투자자산 내 비중을 따지는 게 훨씬 더 유용합니다. 예전에 한 투자자가 ELW에 1억원 가량을 투자한다고 해 금액을 줄이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적이 있습니다. 투자자의 대답은 평소 10억원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는데 주식을 다 처분하고 1억원만 ELW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위험관리가 되서 좋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반대로 ELW에 투자하는 돈이 500만원이지만 비싼 이자로 빌린 돈이라면 투자자가 느끼는 압박과 부담은 훨씬 클 겁니다.
투자자산이 크면 수익을 낮추는 게 정석입니다. 미국 월가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했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한 달간 파생상품 운용으로 5% 수익을 냈다며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5% 수익이 적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당초 목표인 2%보다 높아서라고 했는데요. 자신의 운용 전략보다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됐던 터라 반성을 하는 게 맞다는 뜻이었습니다.
투자금액이 적더라도 무리하게 기대 수익을 높게 잡으면 그만큼 발생 가능한 손실도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큰 수익을 내기보다는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게 결과적으로 자산을 불리는 길입니다.
◇ 보수적 투자자, 레버리지 5배 이하 ELW 적합
▲ 레버리지를 지향하는 경우와 보수적 성향인 경우 각각 어떤 상품과 전략을 선택해야 하나요? 코바 워런트는 어떤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한가요?
- 보수적 성향이라면 레버리지 5배 이하인 종목을 추천합니다.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기초자산 상승에 따른 ELW 가격 상승폭도 커지지만 하락할 경우 손실도 커지기 때문이죠. 위험 회피 성향이 높고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는 만기에 행사될 확률이 높은 내가격에 만기가 긴 ELW가 적합합니다.
반면 레버리지를 지향하는 초단타 투자자에게는 만기가 짧더라도 매도·매수 호가가 촘촘하고 기초자산 움직임에 따른 민감도가 높은 ELW가 적합합니다.
코바 워런트는 일반 워런트보다 레버리지가 낮고 조기종료가 발생하더라도 최소 잔존가치가 보장돼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상품입니다. 다만 조기종료 발생기준가격 근처에선 ELW 레버리지가 커지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조기종료 발생기준가격이 현재 주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겠죠.
◇韓 ELW 투자자, 獨과 비슷..온라인 투자 성향·자기주도적 학습
▲ ELW 시장 규모가 큰 독일과 홍콩의 투자자 성향은 한국의 일반 투자자들과 비교하면 어떻게 다른가요?
- 우리나라의 ELW시장에 해당하는 독일의 장내 파생상품 시장은 레버리지 상품 뿐 아니라 원금 보장형 상품, 예금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 등 다양합니다. 독일의 장내파생상품 투자자들은 레버리지형 상품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한 투자형 상품에도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큰 투자금액으로 장중 매매를 반복하기 보단 비교적 소액으로 중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온라인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파생상품에 대한 지식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홍콩의 ELW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거래대금을 자랑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지점에 직접 방문해서 영업직원을 통해 거래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대부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거래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각 증권사의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쉽게 얻는다는 점에서 독일 투자자와 비슷합니다. 선물, 옵션 시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해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파생상품에 대한 지식 수준이 높고 스스로 배우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도 독일인과 큰 차이가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