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플러스]인텔과 삼성전자, '소통'의 차이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0.10.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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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플러스]세계 IT산업을 이끄는 두 대표기업, '소통'과 '불통'의 사이

간밤 미국시장에서는 인텔이 시장의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놨습니다. 3분기 주당 순이익(EPS)은 0.52달러로 시장의 기대치 0.5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덕분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국내 IT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텔은 지난 2008년 1분기 이래 11분기 연속으로 시장의 추정치를 근소하게 넘어서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세계 IT 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으로 매출 규모도 대단하지만 11분기 연속으로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는 꾸준함도 대단합니다.



그렇다고 시장 추정치와 전혀 동떨어진 실적을 내놓는 것도 아닙니다. 2008년 1분기 이후 추정치와 실제 실적이 가장 크게 차이가 났던 때는 지난 2009년 2분기였습니다. EPS 추정치가 0.08달러였는데 실제 실적은 0.18달러가 나왔습니다. 고작 10센트가 가장 큰 격차였습니다.

[시황플러스]인텔과 삼성전자, '소통'의 차이


이같은 꾸준함의 배경에는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인텔의 노력이 있습니다. 인텔은 지난 3분기에만 두 번이나 실적 가이던스를 조정했습니다.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세와 PC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큰 규모의 회사들은 대부분 분기 중간에 실적 업데이트를 한다"며 "회사 측에서 실적 가이던스를 업데이트를 할 때 어느 정도 상회가 가능한 실적을 내놓지 않겠나"고 말합니다.

물론 인텔의 사업구조가 단순하다는 것도 시장 애널리스트 추정치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한 몫 합니다. 인텔은 IT기기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PC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대표상품입니다.

흔히 인텔과 비교되는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글로벌 IT시장을 이끌어가는 선두기업들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IT업황을 두 회사가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회사의 실적 발표와 향후 실적 전망은 세계 IT기업의 주가와 시장에 영향을 줍니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시장의 추정치 5조~5.2조원에 못 미치는 4.8조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실적이 부진할 수는 있습니다. 경기가 예상했던 대로 살아나지 않는데 어쩌겠습니까.

문제는 시장 추정치와 실제 실적이 큰 차이를 낸다는 것 입니다. 매번 숫자가 나올 때마다 시장에 충격을 주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물론 반도체 LCD패널 휴대전화 가전 등 복잡한 사업구조 때문에 추정이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시장의 의사소통이 그만큼 원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차이만큼이 시장과 기업의 거리입니다. 세계 IT기업의 주가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라는 명성에 부합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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