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아주캐피탈 특별세무조사 '친서민 행보'?

머니투데이 송정훈 김유경 기자 2010.10.0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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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및 고금리 민원 제기된 건설, 캐피탈사 타킷..4-5개 업체 추가 세무조사중

국세청이 5일 롯데건설과 아주캐피탈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대기업에 대한 특별세무 조사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조사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특별 세무조사가 하도급 및 고금리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건설과 캐피탈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 최대 관심사인 '공정사회' 구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40여 명을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롯데건설의 하청 업체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롯데건설 세무조사는 지난 2005년 정기 검사 이후 5년 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특히, 정기검사가 아닌 특별조사 성격의 예치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4국이 특별조사를 전담하는 부서인데다 이례적으로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특별 조사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다면 특별 조사일 가능성이 높고 하청 업체들로 조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국세청 직원들이 오전 10시쯤에 본사에 들이닥쳐 각 부서를 돌면서 조사를 벌였고 일부가 남아서 오후까지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5년에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기업체에 대한 세무조사가 통상 4~5년에 한 번씩 실시되기 때문에 정기 조사가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재개발과 재건축 과정에서 롯데건설의 탈세 혐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이미 상당부분 구체적인 탈세 혐의를 포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별조사의 성격상 사전에 철저한 내사 등을 통해 준비 작업을 벌이기 때문이다.


고금리 대출로 물의를 일으킨 롯데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롯데건설의 탈세 혐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지만 자금 출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룹내 다른 계열사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아주캐피탈도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그룹이 74.5%, 신한은행이 1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은 자동차 및 리스금융을 중심으로 개인 및 기업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아주캐피탈 외에도 건설사를 중심으로 4-5개 업체가 특별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세청이 불법 고리대부업자, 서민물가를 부추기는 농·수산물 도매업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친서민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번 세무조사가 일과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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