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연봉이 적다고?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0.08.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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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최대 5억원....국민연금공단 이사장보다 3배 가량 많아

300조 규모의 천문학적 자금을 운용하는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장(이사)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부터 공모를 실시해 면접까지 벌였지만 적임자가 없어 결국 재공모를 하기로 했다.

운용 규모가 워낙 크고 국민연금이라는 자금 성격도 민감한지라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국민연금공단 측 설명이다. 여기에다 연봉이 기금운용본부장의 막중한 비중에 비해 낮다는 인식에 따라 능력 있는 인사들이 공모에 응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공단 측은 본부장의 연봉이 자산운용사 등 민간에 비해 크게 높지는 않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는 괜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기금운용본부장의 기본급은 2억5000만 원이고, 성과급은 기본급의 최고 100%까지 받을 수 있다. 연봉이 최고 5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다만 실제로 5억 원이 지급된 사례는 없다고 한다. 까다로운 성과급 지급 규정 때문에 기본급의 30~40%만 지급됐기 때문이다. 역대 본부장 가운데 최고 연봉액은 3억4000만 원이었다고 한다.

기금운용본부장의 급여는 이사장 보다 최고 3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국민연금공단 실정에서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공단 이사장의 올해 기본급은 1억700만원이고, 성과급은 최대 기본급의 60%까지 받을 수 있어 연봉은 최고 1억7000만 원 정도다. 이사장도 실제로는 평균 50% 가량의 성과급을 받아 최고 연봉은 1억 4000만 원에 머물렀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의 경우 통상 기본급이 2억 원 안 밖이고 성과급은 기본급의 최고 10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기금운용본부장은 급여는 업계 평균보다는 많지만 최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대형 자산운용사 등은 성과급 체계가 유연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기금운용본부장의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 기준에 따라 연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업계 최고 수준보다는 다소 적지만 공공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금운용 본부장 자리를 단순히 급여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4위 규모의 연기금인 국민연금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 인 만큼 연봉 수준을 떠나 운용경험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장은 경력 관리 등에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메리트가 있는 자리"라며 "급여에만 연연하기보다 공적 제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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