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둔촌주공 시공사 선정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7.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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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둔촌주공 아파트 시공사 선정 이전투구 양상, 가락시영 전철 밟을까

시공사 선정이 두 번이나 무산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3대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 다시 시공사를 뽑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의원회를 개최한 결과 지명경쟁입찰방법으로 34개 업체를 지정, 입찰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대의원 92명과 서면결의 5명 등 총 97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7일 대의원회를 열고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정했다"며 "대상업체는 과반수 이상 표를 얻은 업체로 정했고 기존대로 최저 확정지분제 160% 이상을 제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명경쟁 대상자 중 삼성, GS건설, 대림산업 등 3대 대형 건설사가 빠지면서 시작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능력과 브랜드 면에서 우수한 3개 사가 제외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입찰에 참가했던 현대사업단을 밀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쟁사를 제외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조합원은 "경호요원을 동원해 일반조합원의 참관을 원천봉쇄하고 밀실에서 대의원들끼리 지명대상업체를 정했다"며 "선정기준이 없고 공정성에 위배되므로 이번 시공사 선정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졸지에 '왕따'가 된 건설사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공공관리자 제도가 유예된 데다 오래 공을 들인 사업장이어서 다시 입찰참여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아파트는 이미 무상지분문제, 들러리 입찰 논란으로 여러차례 홍역을 치렀다. 최초 시공사 선정 당시 무상지분율 160% 이상을 제시하는 사업자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어 건설사들이 한 곳도 입찰하지 않았다.


결국 기간을 연장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4개 업체로 꾸려진 현대사업단과 한양 2곳이 입찰했지만 일부 조합원이 총회개최금지 소송을 내 총회가 무산됐다.

만약 이번마저 시공사 선정이 무산되면 둔촌주공은 공공관리제 기준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둔촌동 W공인관계자는 "강동구의 랜드마크가 될 아파트 단지인 둔촌주공가 끊임없이 잡음을 빚으면서 부동산업계 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도 빈축을 사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각자 주장만 내세우고 욕심을 부린다면 제2의 가락시영처럼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조합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4일 지명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13일까지 입찰제안서를 받아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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