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투자전략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7.18 10:27
글자크기

[머니위크]강남권 재건축 급매물, 저가 매수 기회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여름 비수기를 맞아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출규제 완화, 기존주택의 거래활성화 대책, 금리 추가인상 등의 정책변수가 남아있어 시장 판도를 섣불리 예단하기엔 이르다.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상반기 시장 데이터를 토대로 하반기를 가늠해봐야 한다. 2010년 상반기를 결산하고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예측해봤다.



■상반기 아파트 시장은 "총체적 난국"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신도시 전역이 하락했고 재건축 아파트를 필두로 일반 아파트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반기는 2분기로 갈수록 아파트 거래 부진이 심화됐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전세 상승폭도 둔화되면서 침체가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1.34%) 신도시(-2.31%) 경기·인천(-1.86%)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재건축아파트는 서울이 3.02% 떨어졌다. 전세가는 서울(2.91%) 신도시(2.95%) 경기·인천(2.16%) 순으로 올랐다.

상반기 지역별 변동률을 보면 입주물량 몰린 곳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고, 수도권 중대형 하락세가 뚜렷했다. 구별로 서초, 광진, 종로구만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했다. 송파, 도봉, 노원, 양천, 강동, 강북구 순으로 상반기 하락폭이 컸다.


재건축 하락세가 두드러진 강남구 일대보다 노도강(노원, 도봉, 강동)지역의 하락폭이 컸다. 수도권은 입주여파, 공급과잉 등으로 중대형 중심 하락세가 두드러진 용인, 파주, 고양, 과천 등이 크게 떨어졌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거래 끊긴 중대형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주도했고 서울은 재건축 중심으로 소형의 내림폭도 큰 편이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1분기의 경우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반등했다가 단기급등으로 인한 가격부담과 낮은 무상지분율, 용적률 상향조정 기대감 효과가 주춤해 투자 매력이 감소했다. 2분기는 하락세로 전환해 초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3월 초 은마아파트 재건축 확정, 개포지구 마스터플랜 발표, 강동 고덕주공 시공사 선정, 6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확정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와 거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입주물량 집중,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으로 중소형 일반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가을 대출규제 이후 매수위축 심화,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등으로 강세를 보였던 일반아파트는 중소형 수요까지 줄면서 전 면적이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권 재건축 외에 뉴타운 입주물량이 많았던 서울 강북권과 신도시, 택지지구 물량이 많았던 파주, 김포, 고양, 용인, 남양주 등은 수도권 전역에 매물이 늘면서 매매 가격하락이 확산됐다.

■하반기 "약보합세"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와 구매력이 회복되려면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투자금 및 금융비용 부담이 큰 곳, 신규입주 등 물량 압박이 심한 곳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정부 부양책, 강남권 재건축 사업 추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하반기 입주물량 집중된 곳은 서울 은평, 성북, 마포, 동대문 등 한강 이북과 경기 고양, 용인, 파주, 김포 등지다. 이들 지역은 새아파트와 기존아파트 매매, 전세 물건이 출시되면서 해당지역과 주변지역의 매매와 전세시장이 약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 종료가 임박해지면서 추가 가격 하락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예정인 양도세 감면혜택으로 최근 가격이 하락하거나 향후 가격 상승 호재가 없는 지역의 매물이 출시된 가능성이 높아서다.

강남 재건축 등은 투자성이 제한되고 추가 하락 우려 불거진 곳은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여유자금을 가진 저점 매수자, 가을 이사철, 여름방학 학군 수요 등이 매수시장 움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저점 매수자층이 일부 형성될 가능성 있어서다. 여름방학과 함께 유망 학군, 학원가는 일부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선호도 하락으로 기존 아파트 급매물에 대한 관심도 회복될 수 있다. 3분기 이후 가을시즌 계절수요가 움직이면서 실수요 거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는 정부 부양책 발표 등이 변수다. 강남권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면 급매물 이 소진될 수도 있다. 거래가 적은 부동산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정부의 부양책 발표가 예상된다. 현재 규제완화가 기대되는 카드가 적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대출규제 완화, 수도권 포함 등과 같은 거래시장에 큰 영향을 줄만한 내용이 나온다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개포지구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진행이 하반기 확정돼 발표될 예정인데 내용에 따라 하락세가 주춤하며 일부 급매물이 회수될 수 있다. 이밖에 재건축 연한 축소 결정, 용인 경전철 개통 등의 호재에 따라 국지적인 가격 회복이 예상된다.

■하반기 투자 전략은?

투자자들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던 강남권 재건축 인허가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 6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안전진단결과가 발표됐고 7월 강동 고덕주공 2·5단지 시공사선정 등 사업단계별 호재가 있는 강남권 재건축 급매물의 동태를 살피며 매수시점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추가하락우려, 물량 압박으로 조정된 저가 매물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 종료 등 매물 출시요인을 따져보고 싼 매물을 매입하는 전략이다. 강남권과 1기 신도시 일대는 2006년 말 고점대비 가격회복이 덜 되고, 2008년 금융위기 시점보다 가격 수준이 낮은 지역이라면 저점 매수 시도해볼 만하다.

매도 타이밍도 경기 부양책, 금리 상향 조정 등 변수를 점검해 현명하게 조율해야 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한이 올 연말 종료되므로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거나 앞으로 가격 상승여지가 없는 지역은 8월 세제개편안을 참고해 단지 매물 처분을 고려해 봐야 한다.

입주예정물량이 많은 고양 식사, 파주신도시, 용인 신봉 등지는 매매, 전세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므로 싼 매물을 찾거나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는 관심 가져볼 만하다. 이와 함께 경기 부양책 발표 여부와 내용, 금리 인상 등의 변수를 항상 체크해야 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