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미스터리' 남겨진 의혹들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2010.05.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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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 건 왜 남겼나, '연어급 잠수정' 침투 정말 몰랐나

민군 합동조사단이 북한제 어뢰의 공격을 받아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결론 내렸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도 적지 않다.

합조단은 북한군 어뢰임을 입증할 수 있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로 어뢰 추진 동력부인 프로펠러와 추진모터, 조종장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스모킹 건'을 남겼다는 것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증거물을 남겨놓았다는 것은 어뢰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북한군 스스로 자인하는 셈인데 북한군이 이 같은 우를 범할 까닭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소행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하기가 어려운 대목이다. 하지만 합조단은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한군이 어뢰 추진부 뒷부분 안쪽에 '1번'이라는 한글 표기를 남겨놓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합조단 황원동 정보본부장은 "현재 생산되는 어뢰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부품이 상이할 수 있다"며 "어뢰를 조립하고 정비와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부호를 1번이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1번'이라는 표식은 인쇄체가 아니라 파란색 펜으로 쓴 손 글씨인데, 이 서체가 7년 전 포항 앞바다에서 확보한 또 다른 북한군 어뢰의 '4호' 표식과 서체가 동일하다는 것이 합조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합조단은 필적 감정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1번'과 '4호' 표식을 표기하는데 사용된 잉크를 정밀 분석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뚜렷한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아 결정적인 증거 구실을 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윤종성 과학수사분과장은 "필적 감정은 글씨가 같거나 자음과 모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면서 "잉크는 장시간에 걸쳐 분석하면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서해 외곽으로 우회해 사고 해역으로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침투 경로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또 북한 잠수정이 우회로를 통해 침투했다 해도 의문점이 명확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우리 군과 미군이 당시 인근 해역에서 합동군사훈련 중이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북한 잠수정이 위험을 무릅쓰고 천안함을 공격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잠수정은 이동 중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우리 군이나 미군에 의해 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나온다. 또 인근 해역에 널린 수많은 어선 그물을 뚫고 들어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황원동 정보분석팀장은 "북한군이 유사한 북한의 해저에서 사전 훈련을 했을 것을 판단된다"며 "연어급 잠수정은 야시 장비를 포함한 고성능 장비를 구비하고 은밀성을 높이기 위해 선체를 특별하게 건조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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