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북한제 어뢰 피격 근거는?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2010.05.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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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제 중어뢰 피격으로 결론 내린 근거는 선체 파손 부위, 생존자와 백령도 해안 초병의 진술, 시뮬레이션, 어뢰 부품 등이다.

조사단은 조사 초기 단계에서 선체 손상 부위와 관련자 진술, 지진파 검사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수중 폭발에 따른 침몰로 결론 내렸다. 이후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어뢰 피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증거물 수집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선체 손상 부위
조사단은 조사 과정에서 선체 용골과 외판이 크게 변형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주갑판 일부가 부서지고 좌현이 크게 변형됐으며 절단된 가스터빈실 격벽이 크게 훼손된 사실 또한 발견했다. 함수와 함미의 선저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꺾인 점도 확인했다. 이 같은 이유로 조사단은 조사 초기 천안함 침몰 당시 수중 폭발이 있었다고 잠정 결론내렸다.

조사단은 또 강력한 충격파와 버블 효과가 침몰 원인이라는 근거로 △함정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함 안정기'에 나타난 강력한 압력 흔적 △선저 부분의 수압 및 버블 흔적 △열 흔적이 없든 전선의 절단 등을 제시했다.



△생존자와 초병 진술, 사체 검안, 지진파
조사단은 사고 다시 물기둥 현상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침몰 직전 수중폭발이 일어났다는 확신을 굳히게 됐다. 조사단은 사고 당시 거의 동시적인 폭발음을 1~2차례 들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 기둥을 관측했다는 백령도 해안 초병의 증언 등을 확보했다.

또 사체 검안 결과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과 열창 등이 관찰된 점도 사고 당시 수중폭발이 있었음을 뒷받침했다. 조사단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하 4개 관측소에서 진도 1.5 규모의 지진파가 감지된 점, 11개소에서 1.1초 간격으로 2차례 공중 음파가 감지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시뮬레이션
조사단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차례 모의실험을 실시했다. 조사단은 시뮬레이션 결과 수심 6~9m,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지점에서 총 폭발량 200~300㎏ 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단은 또 기상 여건을 파악한 결과 사건 당시 백령도 근해 조류가 어뢰 공격을 제한하지 않았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어뢰 프로펠러 형태와 '1번' 표식이 '스모킹 건'
조사단이 북한제 어뢰 피격으로 결론을 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어뢰의 추진 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 모터와 조종장치다. 이는 조사단이 지난 15일 폭발 인근 지역에 쌍끌이 어선을 투입해 수거한 것이다.



문제의 증거물은 북한군이 해외 수출용 어뢰 소개 책자에 명시된 북한제 어뢰와 크기, 형태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조사단은 추진부를 조사한 결과 안쪽에 '1번'이라는 한글 표기가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우리 군이 7년 전 포항 앞바다에서 수거한 북한산 어뢰에 새겨진 '4호'라는 표식과 표기 방식이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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