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경매 단속에도 장난입찰 수십건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0.03.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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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경매 단속에도 장난입찰 수십건


법정스님의 대표저서 '무소유'에 대한 '장난' 입찰이 그치지 않고 있다.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23일 오전 현재 판매자들이 내놓은 '무소유'가 50여권을 넘는다. 이중 3권은 벌써 경매가 20억원을 넘어섰다. 10억원을 넘어서는 물품도 20여권이다.

지난 18일 한 판매자가 시작가 1000원으로 올린 '무소유'가 22일 21억1000만원을 호가하자 옥션측은 오후7시께 경매를 중지시켰다. 실 구매의사가 없는 장난 입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판매자는 다시 경매를 시작하며 허위로 입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입찰되는 금액을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강조했지만 누리꾼들의 관심은 다른 판매자에게 쏠렸다.

현 정가 8000원, 구매당시 6000원 가량이었던 책을 10만원에 살 것을 요구하는 판매자는 그나마 합리적인 편. 15억원을 시작가로 설정한 이도 보인다. 하룻밤 새 장난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가격을 부르는 입찰자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됐다.



옥션 측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어제(22일)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선 경매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봐 판매자와 입찰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중단시켰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패턴의 경매가 지속되는 것에 "예를 들어 50만원 이상을 부른다고 해서 무조건 장난이라고 치부하고 (판매나 입찰) 포기를 종용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한편 법정스님의 책을 낸 주요 출판사들이 11일 입적하며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출간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고인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22일 '무소유'를 낸 범우사와 문학의숲, 조화로운삶 등은 법정스님이 이끌던 봉사단체 (사)맑고향기롭게와 협의해 절판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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