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있고 한국엔 없는 '기아인터체인지'

조지아(미국)=서명훈 기자 2010.0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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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지아 주정부, 기아차 위해 길내고 트레이닝센터까지 제공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여진 푯말↑'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여진 푯말


"기아 인터체인지, 기아 파크웨이(Parkway), 기아 블러버드(Boulevard)"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주변 도로의 이름들이다. 오는 27일 준공식을 앞두고 찾아간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가운데 하나다. 도로 표지판을 보면서 의문이 하나 들었다. 과연 우리나라였다면 이런 지명이 가능했을까?

안타깝게도 기자가 내린 결론은 ‘아직은 힘들다’였다. 우리 정부가 한 기업을 위해 세금으로 인터체인지를 개설하고 도로까지 내줬다면 틀림없이 ‘특혜 시비’로 곤욕을 치를 게 뻔하지 않은가.



조지아 주정부가 기아차 공장 유치를 위해 내놓은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조지아 주정부는 2008년 3월 기아차 조지아공장 주변에 약 6600m2(약 1966평)규모의'기아조지아트레이닝센터'를 건립해 기아차에 선물했다.

이곳에는 각종 강의실과 다목적 홀이 갖춰져 있다. 또 조립라인을 그대로 축소해 놓고 교육생들이 빠른 시일 내에 작업 숙련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 트레이닝센터↑기아차 조지아공장 트레이닝센터
특히 이곳은 조지아 주정부가 제공하는 ‘퀵스타트(QuickStart)’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퀵스타트'는 기업이 조지아주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이 요청하는 대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조지아 정부는 왜 그랬을까? 답은 고용 창출에 있다. 2007년과 2008년 포드와 GM이 각각 조지아주 지역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폐쇄하면서 실업률이 급증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아차의 공장 준공은 가뭄 속 단비나 다름없다.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업체로는 최초로 온라인을 통해 채용을 시작했다. 현재 1100여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했고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 25개사도 지금까지 4000여 명을 채용했다.


조지아공대 기업혁신연구소는 기아차와 협력사, 그리고 관련 서비스 업종이 지난해 말까지 총 1만1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012년까지는 인근 9개 카운티에 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65억달러에 이르는 거액이다.

기아차는 오는 2013년 최대 생산량인 30만대 양산 체제를 갖추기 위해 총 33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협력사들도 7500여 명으로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때가 되면 기아차와 협력사가 직접 고용하는 인력은 총 1만80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주정부의 해법은 바로 적중했다. 조지아주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가장 극심한 실업률을 보였던 지난해 6월만 해도 실업률은 14.5%에 달했지만 지난 12월에는 12.7%를 기록했다.

"기아차 공장을 우리 마을에 들어서게 해 줘서 감사합니다(Thank you Jesus for bringing KIA to our town)"

기아차 조지아공장이 위치한 웨스트포인트 시내 한 모퉁이에는 이런 푯말이 서 있다. 현대·기아차가 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 한 수를 가르치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태도는 아직 우리가 배워야 할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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