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섹 "그리스 다음은 일본"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02.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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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에도 막대한 국채 발행 우려, 디플레·노령화 등 문제 산적"

페섹 "그리스 다음은 일본"


그리스로 인해 부실한 국가 재정 문제가 크게 부각된 가운데 블룸버그 칼럼리스트 윌리엄 페섹이 그리스만큼 위기에 처한 곳으로 일본을 지목했다.

페섹은 22일자 칼럼에서 최근 그리스 사태를 통해 돋아난 국가 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욱 큰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디플레이션, 신용평가 악화, 노령화 등 3가지 리스크, 즉 '3재(災)'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부채 증가와 국채 금리 상승, 낮은 수준의 경제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선 물가 수준 지표인 GDP디플레이터가 일본은 지난 4분기의 경우 3%나 떨어져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55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며 올해에도 디플레이션 압박과 소비침체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일본의 현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을 비롯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일본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한 점도 큰 문제로 봤다. 그는 실제로 신용등급이 강등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토요타와 일본항공(JAL)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의 암울한 뉴스들도 일본을 정신적으로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토야마 유키오 새 정부가 재정 문제 극복을 위해 단지 개요 수준의 계획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노령화 문제가 가장 큰 우려라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3재'와 함께 막대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추가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일본 경제에 드리운 암운이라는 설명이다.

페섹은 일본 정부가 새해 예산안에서도 역대 최대의 지출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국채 발행을 준비하면서 일부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인상하면서 글로벌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일본으로선 큰 악재. 심지어 그린라이트캐피탈의 데이비드 아인혼 같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일본 국채 시장의 붕괴를 예상하고 있다고 페섹은 전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충돌로 엔화가 일시적으로 오를 수는 있지만 연준은 유동성 흡수, 일본은 유동성 확대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화 가치는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최종적으로 지난 2006년 BOJ가 취했던 양적완화 정책으로 돌아가고, 막대한 국채 발행이라는 결말에 이를 것이라며 보다 많은 국가 부채와 높은 국채 금리,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예상했다.



그는 제로금리와 막대한 차입 말고는 성장 전략이 없다는 것이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에 따른 기대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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