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IPO 수수료 '성과급제' 관심

머니투데이 이재영 머니투데이 2010.02.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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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도 따라 차등 지급..0.2% 추가 보너스도 마련

내달 중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인 대한생명보험이 기업공개(IPO) 주관 수수료에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생명은 1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일정을 확정했다. 대한생명의 공모 규모는 총 1조8900억~2조3100억원이다. IPO 수수료율은 100bp(1%)로, 조달 자금 중 189억~231억원을 주관사 6곳·인수사 3곳에 나눠주게 된다.



대한생명은 이 수수료를 80%와 20%로 나누어 지급키로 했다. 80%는 인수 비율대로 나눠주고, 20%는 공모 청약시 각 인수사에 배정된 기관 풀(pool)의 청약 호응도에 따라 지급한다. 각 인수사는 자기가 담당한 기관투자가를 설득해 청약을 이끌어 내야 제대로 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대한생명은 총 발행 금액의 20bp(0.2%, 38억~43억원)을 추가 수수료로 마련했다. 이는 주관사의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기여도에는 △업무 성실도 △공모 청약 수량 △수요예측(공모가) 기여도 등이 포함된다.



기여도 판단은 대한생명이 한다. 기본 수수료 외 40억원 정도를 열심히 일한 주관사에 얹어 주겠다는 것. 사실상 80(기본급)대 20대 20의 성과급 시스템이다.

성과급 지급 대상은 주관사단으로 한정된다. 인수사는 제외다. 주관사가 수요예측 과정에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기관투자가를 끌어올수록, 공모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를 더 많이 끌어들일수록 기대 이상의 수수료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IPO에서 수수료는 인수 비율대로 지급된다. 간혹 대표주관사에 대표주관수수료로 1억~2억원을 더 얹어주기도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대한생명은 수수료를 일종의 '당근'으로 활용해 주관사단에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대한생명은 지난해 11월 주관사단 선정 직후부터 기여도에 따라 차등 보상하겠다고 공언해왔다"며 "대표주관사가 모든 짐을 지고 공동주관사는 한 발 물러나 있는 업계의 폐단을 깨고 모든 주관사가 최선을 다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한생명이 2조원대의 초대형 공모를 성공시키기 위해 회심의 전략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더불어 보다 높은 공모가를 희망하는 대한생명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공모에서 한화그룹은 1370만주의 구주를 매출한다. 공모가에 따라 최대 300억원 이상 회수 자금 규모가 달라진다. 또한 이번 상장에서 공적 자금 회수에 나서는 예금보험공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도 공모가는 중요하다.

수요예측 기여도를 성과급 지급의 주요 요건으로 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대한생명은 최종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밴드보다 높게 결정되면 별도로 주관사단에 추가 성과급을 지급키로 약속했다.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떼어 성과급으로 삼은 것은 이번 대한생명 IPO가 처음이다. 지난해 상장한 진로도 주관사에 공모가에 따른 보상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방식은 조금 달랐다. 진로는 당시 주관사단에 최종 공모가가 6만2000원 이하면 1%, 6만2000~6만4000원이면 1.2%, 6만4000원 이상이면 1.5%의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이번 대한생명 IPO에는 총 9곳의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 공동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동양종금증권·JP모간·도이치증권·크레디트스위스와 더불어 한화증권과 현대증권, IBK투자증권이 인수사로 나선다.

대우증권이 전체 물량의 22%를 인수한다. 4158억~5082억원 규모다. 우리투자증권이 11%, 동양종금증권이 9%를 책임진다. JP모간·씨티글로벌마켓·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3사는 각각 20%, 14.5%, 14.5%를 맡아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인수사인 한화증권엔 5%, 현대증권엔 3%, IBK투자증권엔 1%가 배정됐다.

다음달 3~4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가 확정 후 일반 공모 청약은 내달 9~10일 진행할 예정이다. 납입일은 3월12일, 상장 예정일은 3월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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