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애꿎은 부품 공급업체에 책임전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02.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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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TS 여러차례 품질우수업체상 수상 '억울'... 책임소재 논란도

'토요타 쇼크'가 확산되면서 문제가 된 가속페달을 공급한 부품협력업체 CTS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 부품회사로서 그동안 토요타가 주는 품질우수상을 여러 차례 받은 최우수 업체임에도 불구, 안전성 논란을 빚은데 이어 토요타가 '이례적'으로 결합부품 공급업체명을 밝히며 양측간 책임 공방마저 빚어지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TS는 2005년 토요타 '아발론'에 사용된 가속페달과 스로틀(기관) 제어장치에 대해 디자인·품질·개발협력이 훌륭했다며 품질우수상(ELA)을 받았다. CTS는 2006년과 2007년에도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한 가속페달 모듈 덕에 또 상을 받았다. 해당 페달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우수한 품질을 보여줬다는 이유다.



공교롭게 CTS에 3차례 상을 안긴 가속페달 모두 2005년형 아발론을 포함, 이번 리콜 차량에 장착됐다. 토요타는 지난달 21일 이상가속 현상을 일으키는 가속페달이 CTS가 공급한 제품이라고 지목했다.

품질이 우수하다며 토요타 스스로 상까지 줬던 페달이 알고보니 불량이었다고 밝힌 꼴이다. 이 때문에 리콜사태를 불러온 토요타 차량의 주행중 제어 불능 문제가 정말 CTS의 가속페달 때문인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토요타가 CTS를 언급한 게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납품회사때문에 생산에 차질이 생겨도 해당 회사가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라는 것이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레베카 린들랜드는 "CTS가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TS는 지난주 가속페달이 통제를 잃는 어떤 경우에 대해서도 자사가 공급한 페달을 연관 지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CTS는 토요타의 2005년식 모델부터 부품을 공급해왔는데 토요타의 가속페달 결함 가능성은 1999년부터 제기돼 왔다는 이유에서다.

어드밴스드 리서치 재팬의 엔도 코지 전무는 "토요타가 CTS의 (가속페달) 사양을 승인한 만큼 CTS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요타는 가속페달 문제에 대한 책임론을 따지기보다 북미의 5개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과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 교체부품을 딜러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밝힌 바 있다. 호마 히데야키 토요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지는 데에는 아는 바 없다"며 "우리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CTS는 지난주부터 토요타의 승인을 받은 교체페달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토요타가 리콜을 실시하고 CTS를 언급하면서 CTS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 20일 이후 CTS는 뉴욕 증시에서 18% 넘게 빠졌다. 토요타의 뉴욕증시 ADR(주식예탁증서)이 14% 빠진 것보다 충격이 컸다.



CTS는= 1896년 설립된 CTS의 이름은 '시카고 텔레폰 서플라이'의 약자다. 이름처럼 통신장비부터 자동차, 의료장비부품을 만들고 항공우주장비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이기도 하다.

2008년 회계 기준 CTS의 최대고객은 매출비중 11%인 휴렛팩커드(HP)다. 토요타에 납품한 것은 CTS 매출의 3.2% 수준이었다. CTS는 토요타 외에 혼다 닛산 크라이슬러 미쓰비시에 가속페달을 공급하고 있다. CTS는 세계 가속페달 시장의 16~20%를 점유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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