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년11월 G20 개최…경제질서 재편

피츠버그(미국)=송기용 기자 2009.09.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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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단군이래 가장 큰 국제행사 개최"

- 한국서 개최된 역대 최대규모 국제행사 유치
- G8 대체 과정서 개최, 외교사에 '새로운 장'
- 금융위기 이후 新경제질서 재편 중심국 부상

韓, 내년11월 G20 개최…경제질서 재편


한국이 내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확정됐다. 글로벌 거버넌스가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중심의 G8에서 G20 체제로 급속히 대체되는 가운데 G20 회의 개최에 성공해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게 됐다는 평가다.



G20 정상들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피츠버그 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정상회의를 갖고 내년 6월 및 11월에 캐나다와 한국에서 4차, 5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공식 발표했다.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은 "G20은 지구촌 마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유지들의 그룹"이라며 "G20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열어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고 결정하게 된 것은 우리 외교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고 세계 경제사적으로도 의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선진 8개국으로 이뤄진 G8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 국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G8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세계 경제 다각화로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 세계의 55%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이 참여하는 G20은 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해 G8을 대체할 회의체로 부각되고 있다.

韓, 내년11월 G20 개최…경제질서 재편
G20 정상들은 지난해 11월 제1차 워싱턴 회의에서 대대적인 경기부양 시행, 새로운 무역장벽 설치 동결 등에 합의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방향을 제시했다.

또 올 4월 제2차 런던회의에서는 헤지펀드 등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강화, 신흥국 유동성 공급 확대,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대에 합의하는 등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업무만찬에서 "경제위기가 끝난 이후에도 G20 정상회의가 계속돼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Yes""라며 "그동안 이룬 성과와 역할을 보면 G20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기구"라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 유치는 치열한 외교전의 승리라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된다. 정부는 지난해 워싱턴 회의 직후 G20기획조정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G20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외교역량을 집중해왔다. 사공 위원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한국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G20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몇몇 국가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한국 개최에 대한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일본 등은 기존 G8 체제 유지를 주장했고 프랑스는 한국을 배제하고 브릭스(BRICs) 국가를 포함한 G14 개최를 추진하는 등 신(新)경제 질서 재편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발휘한 탁월한 리더십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 회의에서 1년간 무역 및 투자 장벽 동결(스탠드스틸 Standstill)을 제안해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저지했고, 런던 회의에서는 외환위기 당시 경험을 공유해 부실자산 처리에 대한 국제원칙을 도출하는 데 기여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G20 정상회의 유치로 지난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20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그동안 우리가 개최됐던 행사를 압도하는 단군 이래 가장 큰 국제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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