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폭등 "이 총재에 제대로 맞았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9.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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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채권시장을 강타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이 총재의 발언에 채권금리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10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 9-2호는 전날보다 15bp 오른 4.44%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고채 5년물 9-1호도 13bp 상승해 4.94%까지 올랐다.



국채선물 9월물 역시 69틱 하락해 109.30을 기록 중이다. 5400계약 이상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3600계약까지 매수 규모를 줄였으며 증권과 은행이 각각 3900계약과 2900계약 순매도하는 등 국내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낙폭이 커졌다.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비교적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연 2%의 금리동결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이 총재가 매파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 이상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준금리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의 발언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경한 수준이었다.

이 총재는 현 금융완화 상태에 대해 "상당히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금리를 올려도 긴축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을 밝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까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출구전략의 조기시행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씻긴 터라 시장은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을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더구나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은 결국 우리(한은)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출구전략에 대한 각국이 처해있는 상황이 조금씩 다르며 어떠한 조치를 언제 얼마만한 강도로 실행하느냐 하는 것은 각국의 정책당국이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채권시장 참여자는 "제대로 한방 맞았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채권 브로커는 "한은이 확실히 금리인상 신호를 준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했던 발언에 안도했던 시장이 배치되는 이 총재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총재의 발언이 굉장히 매파적이었다"면서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한 두달 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유동성 환수 수단이 꼭 금리인상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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