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멈추지 않는 회사채 발행

더벨 이도현 기자 2009.08.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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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용 조달...차환·원유구입 등 경상적 자금소요

이 기사는 08월07일(10: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뜨거웠던 회사채 발행 열기가 다소 식었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자금조달을 위한 발행 릴레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유사들은 고도화설비 증설·공장 확장 등 장기적으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위해 장기 안정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회사채를 선호하고 있다. 또 원재료 구매·차입금 상환 등 경상적인 자금소요를 위해 발행하기도 한다.

◇ GS칼텍스 가장 적극적증설 등 대규모·장기 프로젝트에 투입



국내 정유사들은 올 들어 총 1조2500억원어치의 자금을 공모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그 중에서 회사채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GS칼텍스다.

GS칼텍스(AA+)는 현재 'No.3 HOU Project'라는 고도화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고도화설비는 중질유를 탈황 분해해 가솔린·프로필렌·등경유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만드는 시설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2012년까지 2조94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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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3월4일 4000억원, 5월8일 3000억원 등 올 들어서만 총 7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전액 고도화설비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그리고 고도화설비에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3개월 만에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이달 말을 목표로 만기 5년, 2000억~3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해 사전 수요조사(태핑)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이 된다면 GS칼텍스의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1조원을 넘게 된다.



에쓰오일 (60,800원 ▼300 -0.49%)은 6년 만에 공모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03년 9월29일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공모채 시장에 등장한 적이 없다.

에쓰오일이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온산공장과 관련된 자금소요 때문.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규모를 2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로 온산공장을 확장하기로 했다. 2011년까지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이 공장 확장에 투입된다.

에쓰오일은 그동안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 현재 장기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시장에서는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GS칼텍스·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 수준인 AA+로 예상하고 있다.



◇ 원재료 구매·차입금 상환 등 경상적 자금소요 활용

다른 정유사들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닌, 경상적인 자금소요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이용하고 있다.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거나 CP상환을 통해 차입금의 만기구조를 장기화했다. 또 원유 등 주요 원재료를 구매하기 위해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한다.

SK에너지(AA+)는 차입금 상환목적으로 올 들어 단 한차례 회사채를 발행했다. 4월15일 발행된 3000억원어치의 회사채 중 1500억원은 만기도래한 회사채 상환에, 나머지 1500억원은 기업어음(CP) 상환에 사용했다.



현대오일뱅크(A)는 총 2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월22일에는 2~3월의 원재료 구매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1500억원을, 7월3일에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1000억원을 조달했다.

증권업계관계자는 "정유사 산업 특성상 지속적인 자금소요가 있는데다 몇몇 기업들은 시설증설에 대규모 자금이 장기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시적인 자금소요가 아니라면 회사채가 정유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루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정유업계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산업이기 때문에 유사시 대주주뿐만 아니라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가능성이 있어 투자자 모집의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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