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인사 후폭풍 예고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6.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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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인사 '검찰 쇄신'에 초점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공석이 된 검찰총장에 이례적으로 사법고시 선배들을 제치고 사시 22회(연수원 12기)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내정됨에 따라 인사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천 내정자는 이번 인사에서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이상 사시 20회)은 물론 21회 출신인 문성우 대검 차장과 김준규 대전고검장, 문효남 부산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 이준보 대구고검장 등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검찰 수장에 올랐다.



후배가 총장직에 오르면 선배 검사들이 옷을 벗는 검찰조직의 관례를 감안할 때 이번 인사 여파로 검찰 고위 간부들의 줄 사퇴가 뒤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정상명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을 감안하면 일부는 검찰 조직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정 전 총장은 검찰총장 발탁 당시 사퇴 의사를 밝힌 선배와 동기들을 만류해 요직에 기용, 조직 안정을 꾀한 바 있다.



일단 조직에서 누가 남고, 떠나든지 간에 이번 인사의 초점은 '검찰쇄신'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이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고 조직을 일신하겠다는 현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곳곳에서 '정치검찰'이란 비난이 쏟아졌고 '책임론'과 함께 '쇄신론'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 내정자는 어수선한 검찰 조직의 안정화는 물론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해야 하는 중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천 내정자가 수원지검 공안부장과 대검찰청 공안1과장, 대검 공안기획관을 거친 '공안통'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검찰의 공안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안통'을 검찰 총수에 임명한 것은 법질서 준수를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방식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에 따른 촛불정국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점을 감안할 때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이번 인사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라며 "검찰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연 검찰이 국민적 기대에 부합하고 조직 쇄신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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