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서 현대차 일본차보다 비싸지겠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3.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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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생산 차량 보조금 지원 법률 추진...토요타, 혼다 등 5000달러 ↓

미국 의회가 자국에서 생산한 고연비 자동차에만 신차구입 보조금을 주는 법률을 추진함에 따라 현대자동차 (237,000원 ▲5,000 +2.16%)의 수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법안이 통과돼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일본 경쟁차종이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경우 현대차의 가격이 일본차들을 뛰어넘을 것이란 지적이다.



최근 미국 비즈니스위크 등 현지 언론들은 베티사튼 민주당 하원의원이 지난 17일 8년 이상된 차량을 연비가 좋은 차량으로 바꿀 경우 2010년까지 최대 5000달러(약69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된 승용차 중 고속도로 기준 연비 11.5km/l이상인 차량에 4000~5000달러, 12.8km/l이상인 캐나다와 멕시코산 승용차에는 4000달러(약550만원)의 보조금이 주어진다.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을 구매하면 이보다 낮은 3000~40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극심한 미국 자동차산업의 침체와 유럽 국가들에 잇따른 지원정책의 영향으로 의원들 간의 지지가 높아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대차는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쏘나타’와 ‘싼타페’를 생산할 뿐 주력 수출 차종인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 등 소형차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2월까지 미국시장에서 5만5133대를 판매했으며 이중 현지 생산비율은 2만3498대로 42%선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 토요타와 혼다 등은 미국 현지에서 연비가 높은 소형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판매량 중 미국 생산비율도 60%를 넘는다.


보조금 지급방안이 시행된다면 가격이 뒤집힌다. 현재 ‘엘란트라’의 미국시장 판매가는 1만4120달러로 경쟁차종 혼다 ‘시빅’이나 토요타 ‘코롤라’보다 1000~3000달러 가량 싸다.

하지만 미국 오하이오공장에서 생산되는 ‘시빅 LX 세단’은 5000달러의 보조금을 받게 되면 1만2455달러, 미국 캘리포니아공장의 ‘코롤라 BASE’ 역시 5000달러의 보조금 대상이 돼 1만350달러로 각각 현대차보다 싸진다.



최근 독일이 9년 이상 된 중고차를 신차로 바꾸면 2500유로(약470만원)를 지원하고 중국이 1.6리터급 이하 차량 구입시 취득세를 감면해주는 등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자국 자동차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기업의 자구방안이 우선이라는 입장과 형평성 문제를 들어 정책적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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