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딜레마…우리은행 선택은

더벨 이승우 기자 2009.02.26 12:08
글자크기

"새 채권 금리는 10%대" 루머

이 기사는 02월24일(15: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에 이어 기업은행과 농협이 외화 후순위채에 대해 콜(조기상환) 행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은행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정부도 콜 미행사에 대해 '부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은행을 더욱 수세로 몰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리은행이 콜 미행사의 후폭풍을 고려해 상당히 매력적인 '당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정반대로 초강수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외화 후순위채에 대해 5년 미만의 일반 선순위 채권으로 교환(exchange offer)을 추진하고 있다. 자문사(advisary) 역할을 하던 JP모간과 바클레이즈·노무라·메릴린치 등 4개 IB(투자은행)가 자연스럽게 주관사(arranger)가 됐다.



만기와 금리 수준이 투자자와 발행자인 우리은행간 최대 쟁점이다. 스텝업(step-up) 적용 금리(미국채 5년+406.5bp=리보+365.5bp) 이상을 투자자들에게 줄 것이라고 이미 밝힌 상태로 추가 제공 금리가 협상의 핵심이다.

투자자들은 금리 수준을 놓고 우리은행을 흔들고 있다. 일부는 우리은행의 콜 미행사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하면서 리보(LIBOR)+1000bp 수준을 요구한다는 루머를 시장에 퍼트리고 있다.

외국계 IB 한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이 콜 옵션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향후 복수를 할 것'이라고 윽박지르면서 과도한 수준의 금리를 시장에 퍼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보+1000bp는 말도 안된다"며 "들어줄 수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요구"라고 잘라 말했다.

사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이미 시장에서의 비난과 금융시장의 후폭풍을 경험한 상태라 아쉬울 게 없다. 단순히 스텝업 조항에 맞춰서 365bp 수준의 가산금리만 줘도 상관없다. 하지만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미 투자자들과 시장의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그나마 챙겼던 실리마저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며 "최적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다른 IB 관계자는 "명분 측면에서 우리은행이 맞을 건 다 맞았는데 실리마저 잃을 필요는 없다"고 충고했다.

금리와 만기에 대한 투자자들과 우리은행간 협상은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5년 만기 외화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리보에 850bp 수준의 가산금리를 줘야 한다. 업계에서는 실제 조달 가산금리 850bp와 스텝업 가산금리 365bp의 중간 혹은 그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새 채권의 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결과는 4분기 재무제표가 새 채권 발행에 반영될 수 있는 3월 하순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