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기아차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이진우·박종진 기자 2009.02.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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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내달 주총서 '판매-노무-재무' 3대축 이사진 개편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가 다음달 1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정대 부회장과 양승석 사장, 강호돈 부사장을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한다.

기아자동차 (105,600원 ▲2,100 +2.03%)도 다음달 6일 정기주총에서 정성은 부회장과 서영종 사장, 이재록 전무를 새 등기이사로 선임하며 임기만료 된 정의선 사장도 등기이사로 재선임 된다. 함께 임기를 마친 정몽구 회장은 기아차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9일 공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을 포함 4명의 사내 등기이사로 재편된다. 기존 등기이사였던 윤여철 부회장은 강 부사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기아차는 정의선 사장을 포함 총 4명의 사내 등기이사 진용을 갖추게 된다. 정 회장의 기아차 등기이사직 퇴임과 관련해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경영의 3대축인 판매와 노무, 재무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부문의 전문경영인을 등기이사로 선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판매의 경우 양 사장(현대차)과 정 부회장(기아차), 노무는 강 부사장(현대차 울산공장장)과 서 사장(기아차)이 각각 총괄하고 있다. 또 재무는 이 부회장(현대차)과 이재록 전무(기아차 재경본부장)가 책임을 맡고 있다.

이들 전문 경영인을 주축으로 국내외 판매를 강화해 글로벌 경기침체를 돌파하는 한편 안정된 자금관리와 노사관계를 유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다음 달 주총에서 등기이사를 선임한 뒤 대표이사를 함께 선임하게 된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정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누가 후임 대표이사가 될 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정 사장의 복귀 가능성도 점치고 있으나 일단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독창성 확립을 위한 브랜드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에게 대표이사직을 위임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아차 대표이사로는 정 부회장과 서 사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종전에도 지난해 말 물러난 김익환 부회장과 조남홍 사장 등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를 맡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문경영인을 주축으로 하되 정 회장은 현대차, 정 사장은 기아차를 책임 있게 이끌고 가는 체제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서로 차별을 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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