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주인 누구로 바뀌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9.02.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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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단기투자자 인수대상서 제외..."국내기업이 우선"

올 상반기에 한글과컴퓨터 (18,530원 ▲170 +0.93%)(이하 한컴)의 주인이 또다시 바뀐다.

한글과컴퓨터 김수진 대표는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대주주인 프라임그룹이 한컴 보유지분을 매각키로 했으며, 빠르면 상반기내 매각대상자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재 프라임개발, 프라임캐피탈, 프라임엔터테먼트, 백종진 전 사장 등 프라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한컴의 지분은 총 29.34%. 프라임그룹은 이 지분을 전량 제3자에게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그룹이 상반기내로 한컴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한컴은 7년만에 주인이 다시 바뀌는 것이다.



◇매각대상 "시너지 기능한 국내기업이 우선"

김수진 대표는 이날 "대주주로부터 한컴의 상징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글로벌 기업이나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자에게 매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가급적이면 한컴의 사업 연속성을 보장하고, 한컴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에게 매각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 대주주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인수협상 대상기업으로 거론돼왔던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계기업과 사모펀드 등 투자펀드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현재 유력하게 떠오르는 인수대상은 한컴과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에서 밀접하게 연관된 기업들이다. 좀더 폭넓게는 게임을 비롯한 인터넷기업이나 통신업체가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유력 협상파트너로 거론됐던 NHN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맺어왔던 웹오피스 협력관계가 최근 양사의 이견차로 종료되면서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도 "대주주로부터 NHN과의 협상설은 들어보지 못했고, NHN도 공식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간에 나도는 NHN인수설을 부인했다.

◇주인 바뀌는 한컴..청사진 바뀌나



1990년 설립된 한컴은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와 맞짱을 뜨는 토종 벤처기업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인터넷사업 실패와 부도위기, 마이크로소프트 인수시도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 사태를 겪으면서 회사는 만신창이가 됐다.

2003년 당시 프라임그룹이 한컴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정보기술(IT)업계에선 매우 의아하게 받아들였다. 프라임그룹 내부에서도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컴의 경영부실이 심하기도 했고, 두 회사의 사업적 시너지가 전혀 없었던 탓이다.

그 후 7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많이 달려졌다. 한컴이 프라임그룹으로 인수된 이듬해부터 6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왔고, 지난해 471억원의 매출을 거둘 정도로 견실하게 성장해왔다. 지금은 영업이익률이 31%에 달하는 등 '알짜' 벤처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을 정도다.



올해는 535억원의 매출과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아래아한글 20주년을 맞아 한글오피스와 리눅스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모바일 사업과 웹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나온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소식은 한컴 임직원들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당연히 '새 주인은 누가되느냐'다. 올해로 창사 2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컴. 희망대로 새 주인과 힘을 모아 '도약'하게 될지, 매각과정의 칼바람으로 그동안 쌓아올린 공든탑이 무너지게 될지 IT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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