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우리은행 콜옵션 불이행, 득보다 失"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2009.02.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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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2004년 발행한 4억달러 규모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외국계 증권사가 연이어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장은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은행뿐 아니라 국내 은행들의 자본조달 여건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모간 스탠리는 12일 "최근 자금시장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고,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등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콜옵션 불이행 결정은 단기적으로 재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간 스탠리는 이번 결정이 은행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후순위채 금리 책정은 콜옵션 수익률을 근간으로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투자자들이 만기 수익률을 잣대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간 스탠리는 "한국의 2위 은행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만큼 충분한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고, 이는 국내 달러화 수급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결정은 향후 해외 자금조달 여건을 더 악화시키를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아시아 은행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 콜옵션을 설정함으로써 채권 발행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고, 오랜 기간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만기 위험에 대해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에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어 한국 은행들의 리스크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하며, 중기적으로 한국 은행들은 콜옵션을 설정한 구조의 채권을 발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은 이와 함께 투자자들이 한국 은행에 만기 리스크를 온전하게 반영한 수익률을 요구할 공산이 커졌고, 우리은행은 투자자들과의 신뢰가 훼손된 만큼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난항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UBS 역시 우리은행의 결정이 국내 은행 또는 기업의 달러표시 채권 발행과 차환발행 여건을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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