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급락 은행 '대출 역마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권화순 기자 2009.01.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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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진입, '대출금리<예금금리' 기현상, 지표 대체론 고개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급락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낮아지는 사례가 속출한 탓이다. 은행들은 대출기준 변경 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리 여의치 않다는 분위기다.

증권업협회가 21일 고시한 CD금리(91일물)는 전날과 변함없이 사상최저인 2.97%를 기록했다. CD금리는 이달 초 3.93%에서 14일 3.02%로 하락한데 이어 다음 날에는 2.98%를 기록하면서 2%대에 진입했다. 6%대 초반이었던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금리가 절반이상 낮아졌다.



CD금리가 급락하면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대출 금리(변동금리)는 CD에 0.5~1.0%포인트를 가산해 현재 4% 전후에서 형성되고 있다. 반면 은행들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5%를 상회한다.

문제는 조달금리가 대체로 7%이상이라는 점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리 7%대의 예금특판을 실시하는 한편, 자기자본 비율 관리를 위해 8%이상의 후순위채도 대거 발행했다. 자금조달의 큰 축이었던 은행채 수익률도 8%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CD금리가 3% 밑으로 떨어져 대출 역마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변동금리로 나간 일부 기업대출은 지금 3%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업대출 뿐 아니라, 500조원 이상의 가계대출에서도 역마진 문제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6%로 이미 위험권에 들어왔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역전 현상이 전체 대출에서 발생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은행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갖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역마진 문제를 신규대출이나 대출 만기연장 때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고정금리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발 빠르게 예금금리를 낮춘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이런 처방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어느 것도 여·수신 구조의 불일치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다만 CD금리를 대체할 별도의 기준을 도입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CD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비중이 크게 낮아진 만큼 기준지표로서 대표성도 많이 떨어졌다"며 "시장흐름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D를 대체할 수 있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선 코리보가 대안으로 꼽힌다. 코리보는 은행간 단기차입 금리를 평균한 것으로, 급격한 금리변동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3개월간 CD금리 편차는 1.02%포인트였으나 코리보는 0.95%포인트에 그쳤다. 6개월 기준으로도 0.84%, 0.80%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은행채 유통수익률, 정기예금 금리 등을 종합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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