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폭락, 오바마 '가시밭길' 예고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2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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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다우 2개월만에 8천 붕괴… 긍융 공포 부각

버락 오바마 미 44대 대통령 취임일인 20일 미 증시가 폭락, 오바마 정부가 걸어가야할 험난한 길을 예고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32.13포인트(4.01%) 떨어진 7949.09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가 종가기준 8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20일 이후 처음이다.

S&P500 지수는 44.90포인트(5.28%)급락한 805.22, 나스닥 지수 역시 88.47포인트(5.78%) 폭락한 1440.86으로 장을 마쳤다.



오바마가 44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지만 기업 실적 우려가 지수를 폭락시켰다. 특히 금융주의 실적 우려로 스테이트 스트리트 주가가 반도막 나는 등 금융주가 폭락하며 지수하락에 기여했다.

개장초부터 일찌감치 급락세로 출발한 미 증시 3대 지수는 장중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일중 최저점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닥터둠'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두바이 콘퍼런스에서 "신용위기에 따른 미국 금융권 손실이 3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결국 은행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스테이트 스트리트, 실적 공포 촉발

S&P 500내 금융업종 주가는 평균 16% 폭락했다.


세계 최대 기관 자산운용 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주가는 전날에 비해 60% 폭락하며 금융주와 시장 붕괴를 이끌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이날 상업어음(CP) 등 투자자산의 손실가 미실현 손실 확대로 인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4분기 순이익이 6500만달러, 주당 15센트를 기록, 지난해의 2억2300만달러 주당 57센트의 4분의1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은 당초 12%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년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손실 우려가 적은 것으로 여겨졌던 자산운용사의 손실 확대 경고로 인해 금융권 전반으로 실적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19% 급락하면서 주가가 3달러아래로 내려갔고 J.P모간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대형 금융회사 주가가 일제히 20%선 폭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에 29% 폭락했다. 이날 FBR캐피털마켓은 BOA에 800억 달러의 현금 투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는 4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던 BOA와 메릴린치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하향조정했다.

웰스파고도 실적 우려로 23.8% 폭락했다. FBR캐피털마켓의 폴 밀러 애널리스트는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웰스파고가 배당을 삭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는 알루미늄 가격이 7일째 내리면서 11% 떨어졌다. 이날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존슨앤존슨도 1.2% 하락하는 등 전 업종 전 종목으로 약세가 확산됐다.



◇ 파운드 폭락...영 2차 금융구제, 금융위기감 고조

선물 만기일을 맞아 국제유가가 상승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23달러 올라선 38.74달러로 마감했다.



2월물 선물 만기일인 이날, 트레이더들이 숏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막판 매수에 나서면서 유가가 반등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새로 최근월물이 된 3월물 WTI는 전날보다 1.73달러 떨어진 40.84달러에 거래됐다
.

영국의 금융구제책 발표로 인해 파운드화가 폭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달러화는 파운드 및 유로화 대비 급등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83센트(1.40%)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88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이 1.29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3.5% 폭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0.88엔(0.97%)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89.76엔에 거래됐다.
엔화 역시 '안전선호'현상이 확산되면서 주요 통화대비 초강세를 보였다.



영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부실 자산을 보증하고 영란은행(BOE)이 은행권으로부터 직접 증권을 매입하도록 유례없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2차 구제금융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의 2차 구제금융 계획이 1000억파운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1차 구제금융에는 5000억파운드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재무부는 영란은행이 500억파운드(730억달러) 규모 자산을 매입하도록 허용했고,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60억 파운드 대출에 나설수 있도록 지분을 더 매입키로 했다.



또 재무부는 금융위기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의 영향을 입은 수천억 파운드에 달하는 자산을 보증키로 했다.

2월물 유가는 장초반 급락세에서 반등, 배럴당 36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날은 예정된 지표 발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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