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우리가 구조조정 당한 격"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2009.01.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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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 구조조정 담당자 격무에 '녹초'

건설사 및 중소 조선사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주요 채권은행 담당자들은 지난 주말 밤샘 작업을 벌였다. 최근 한 달 간 채권은행간 이견 조율은 물론 금융당국 및 은행연합회 등과의 잦은 회의로 쉴 틈이 없어 몸은 거의 녹초가 된 상태다. 특히 마지막으로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했던 지난 주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어려움이 더욱 컸다.

A 은행에서 건설사 구조조정을 담당한 직원은 "우리가 구조조정을 당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건설사는 조선업체에 비해 평가대상이 많았던 만큼 업체 뿐 아니라 은행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B 은행 직원은 "밤샘 근무도 허다했고, 회의가 잇따라 열려 가족들과 통화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며 "토요일 저녁부터 거의 15시간을 잤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말을 반납한 것은 금융당국의 기업재무개선지원단도 마찬가지다. 채권은행들의 평가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이견 조정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용두사미' 등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을 질타하는 언론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데다 구조조정 대상 선정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이라 부담스럽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도 선정 작업을 최대한 빨리 끝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 채권은행의 구조조정 대상 선정 결과만 발표할 수 없다. 구조조정에 따른 시장영향은 물론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내놔야 한다. 발표 준비시간을 감안하면 19일 오후나 늦어도 20일 오전에는 구조조정 대상 선정결과를 쥐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 선정은 은행들이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발표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초조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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