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포스코 1월 적자설 해프닝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9.01.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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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시즌 맞는 증시의 단면

A증권사의 철강담당 애널리스트인 B씨. 그는 13일 오전 7시에 출근, 평소처럼 조간신문을 살폈다. 그러다가 깜짝 놀랐다. 한 일간지 1면 톱기사로 '포스코 (375,000원 ▼500 -0.13%) 1월 사상 첫 적자'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B 애널리스트는 기사를 보자마자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간밤에 나온 뉴스 중에서 포스코의 실적을 크게 악화시킬 만한 뉴스가 있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포스코에 전화를 걸어 사실도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야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상황을 악화시킬만한 특이한 뉴스가 있던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기 때문.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들도 대부분 같은 시각의 멘트를 내놨다. 회사측도 '근거없는 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재까지만이다. 앞으로 어떤 변수들이 포스코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일이다.



B 애널리스트는"일단 오늘 포스코 1월 적자설만큼은 해프닝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참여자들이 그만큼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참여자들이 앞으로 전개될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깔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주 중반부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경기침체와 정책 기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증시가 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작년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혹시 우려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과 우려보다는 좋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 사이에서 기업들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포스코 해프닝과 주가 흐름이 현재 상황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 주가는 개장초 전날보다 2.61% 하락한 37만3000원으로 시작, 한때 4.18% 하락한 36만7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코의 부인 보도 이후 낙폭을 축소, 오전 11시5분 현재 1.31% 하락한 37만8000원을 기록중이다.

1월 역시 흑자는 이어갈 것이라는 회사측의 해명과 증권가의 분석으로 낙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수익성 악화 등이 우려되면서 시장의 상승반전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시장 역시 기업들의 실적 부담으로 연일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날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날 역시 장초반은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오전중 상승반전했다. 하지만 강보합 수준에 머물 뿐 상승 탄력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이시간 현재 전날보다 0.31포인트(0.03%) 오른 1157.06을 기록중이다.

외국인들이 4거래일만에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107억원에 불과해 큰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프로그램 순매도 1375억원을 비롯한 기관들도 1555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기업 실적 부진으로 증시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고, 경기에 큰 영향이 없는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위주의 접근을 추천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13일 "2008년 4분기 13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8%, 순이익은 55% 감소해 순이익은 2002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 팀장은 "지난 4분기 동안 주가는 22% 하락했지만 순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게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며 "무엇보다 이번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앞으로 이익 전망치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발표에 대한 우려가 상당 기간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특별한 호재들이 연이어 나와 실적 우려를 무마해 주지 않는다면, 분명 부담요인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결국 시장의 예상치에 충족하지 못하는 실적발표 기업들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어닝쇼크 가능성이 적은 종목들이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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