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重 효과? 중소 조선사 숨통 트이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12.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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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 일대 20여개 업체들 은행권 지원 기대

C&중공업 (0원 %)에 대한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형 조선사들에도 비슷한 룰이 적용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ㆍ대우ㆍ삼성중공업 등 빅3의 경우 2~3년치 물량을 미리 받아놓은데다 자금력이 탄탄해 문제없지만 기타 중소형 조선사 상당수가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이후 조선업 호황에 기대 주로 서남해안 일대에 우후죽순처럼 설립된 중소 조선사들은 과잉 투자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지자체들의 조선산업 육성과 기업 유치 경쟁으로 말미암은 오늘날 위기는 지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주범으로 몰릴 처지다. 현재 호남권 일대에 퍼진 중소 조선사는 약 20여개에 이른다.

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신생 중소형 조선소가 만드는 배가 국내 전체 건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에서 올해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주로 저가 탱커선 등을 위주로 생산하는 이들 업체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다보니 수익성도 신통치 않다.



대형 조선소가 두 자리 수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동안 중소 업체들은 겨우 흑자를 낼만한 수준에 불과한 곳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일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일이 간혹 발생할 정도로 수주 경쟁에만 매달리는 업체들이 넘쳐났다.

2004년 이후 4년만에 찾아온 중소 조선사들의 위기는 금융권에서 자금 지원을 차단한 데서 비롯됐다. 대출만 원활히 진행됐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원망이다.


그러나 C&중공업의 워크아웃 신청과 개시 결정을 중소형 조선사 전체의 예고판으로 보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C&중공업은 조선소와 선박을 함께 지어야 했던 큰 규모의 신설 조선소로 분류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수년간 기반을 다진 중소 조선사들은 사정이 다른 데 지나친 우려로 멀쩡한 회사들마저 위기로 몰아넣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는 게 이들의 주문이다.



중소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C&중공업을 업계의 대표적 사례로 보는 건 신설조선사와 그렇지 않은 조선사를 한 데 묶어 취급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우려와 달리 정상적인 경영을 하는 곳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회에 업계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구조조정을 유도해 해당 산업 전체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영세 조선소들도 위험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며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들엔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들 수도 있는 만큼 체질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자금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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