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 '워크아웃' 받아들여지나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2008.11.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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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이견이 '변수'… 수용시 구조조정

C&중공업 '워크아웃' 받아들여지나


C&그룹의 운명이 다음달 3일 결정된다. C&중공업과 C&우방이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공동관리)을 신청했지만, 두 곳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일 뿐 아니라 계열사간 순환출자 구조로 연결돼 있는 탓이다.

두 곳 중 한 곳만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그룹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계열사간 채권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채권단간 이견이 노출된다면 워크아웃 작업이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워크아웃' 어떻게 이뤄지나=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C&중공업)과 대구은행(C&우방)은 다음달 3일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소집,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채권단의 75%가 청산가치보다 잔존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워크아웃 신청을 받아들이면 출자전환을 통한 채무조정, 이자감면, 대출만기 연장 등이 이뤄진다. 채권단은 자금관리단을 파견한 뒤 외부실사 기관을 선정, 기업의 재무구조와 현금흐름, 사업전망 등에 대한 정밀 실사를 실시한다. 실사는 최장 4개월까지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채권 재조정과 기업개선 지원방안 등이 마련되면 채권단 동의를 거쳐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된다. 기업은 감자를 통한 출자전환이나 자구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담보물 압류와 경매 등의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 이러면 C&중공업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자 인수나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C&중공업에 대한 금융권 여신은 은행권이 4137억원, 2금융권이 384억원 등 총 4521억원이다. C&우방에 대한 여신은 은행권 377억원, 2금융권 722억원 등 총 1099억원이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관계없이 금융권 손실이 불가피하다.


◇채권단 이견이 '변수'= 금융권은 18개 채권 금융기관이 C&중공업의 워크아웃을 받아들이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 채권 관계가 보증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담보가 많은 채권기관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C&중공업의 보증채권기관은 메리츠화재와 수출보험공사다. 보증액은 각각 2000억원과 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약 1000억원과 300억~400억원의 선수금 환급 보증(RG) 보험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은행은 2274억원의 대출 가운데 1635억원에 대해 담보를 갖고 있다. 농협도 1586억원의 여신 가운데 C&중공업 선박선수보증 약 8323만달러를 제외하면 400억원 수준이다. 외환은행은 C&그룹 신용공여액이 441억원이지만 담보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약 16억원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의 여신액은 439억원이지만, 담보비율이 100%를 넘는다.

C&우방은 더욱 복잡하게 얽혀있다. 채권 금융기관이 2금융권을 포함해 40여개에 달한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워크아웃이 시작돼도 C&중공업 채권 금융기관들과 이해관계가 겹칠 수 있다. 이를 조정하는게 쉽지 않을 수 있다.

◇협력업체 연쇄도산 방지= C&우방의 경우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미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성건설의 사례처럼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지원 시스템이 가동될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C&우방의 경우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채무 재조정을 통해 영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모그룹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통상 6개월인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처리기간이 3개월 이내로 단축될 수 있다. 매출액 의존도가 큰 협력업체는 우선적으로 금융기관 채무를 1년간 상환유예 받을 수 있고, 금리도 감면받을 수 있다.

특히 기업회생계획안에 의해 협력사의 회수 가능 예상액이 산출되면 이를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처한 협력업체는 중소기업 신속지원(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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