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희진 기자
'남자와 달리 여자는 가방을 위해 태어났다'는 광고문구가 있을 만큼 '명품백'이라면 사족을 못쓰기 때문일까. '환율이 오르면, 루이비통 가방 값이 비싸진다'는 명제가 와닿는다는 여자들은 많다.
"여자들로 치자면 루이비통 지수라는 게 있따. 일본이나 울나라 여성들의 국민가방 스피디를 살 수 있는 가격을 세계적으로 지수로 보자면 환율이 폭등하면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당근...루이비통 지수는 올라간다...아놔...너무 실감나나??ㅋ"
13일 현재 스피디의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은 91만원.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스피디의 가격을 기존 84만원에서 7만원 올렸다. 루이비통은 올 들어 가격을 5번 올렸다. 올 초 가격 72만원에 비해 26% 올랐다.
가격 인상에 대해 박주혜 루이비통코리아 이사는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만큼 환율 변동분을 반영해 일부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환율이 '루이비통 지수'를 끌어올린 셈이다. 올 초 1300원대였던 원/유로 환율은 13일 현재 1700원을 넘긴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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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점을 1년 전으로 돌리면 가격차는 더욱 크다. 지난해 10월 스피디의 가격은 67만원. 1년만에 약 36% 오른 셈이다.
'루이비통 지수'는 내년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환율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이 내년부터 적용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원/유로 환율이 지난해 이후 계속 상승하는 모양새지만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이후. 9월초 1500원대였던 원/유로 환율은 10월 한때 1900원에 도달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지만, 안정세가 계속 이어진다고 장담하긴 힘들다.
원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을 설명하는 지표를 보면서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면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의 가격, 즉 '루이비통 지수'가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중산층이 상류층을 따라 소비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고가 상품 수요가 이어진다는 '베블런 효과'를 몸소 실천하는 이들이 계속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