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진실, 드라마·영화속 그의 죽음은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도병욱 기자 2008.10.02 10:53
글자크기
2일 자살로 삶은 마감한 최진실은 90년대 이후 영화와 드라마, TV를 오가는 활약을 펼쳤다.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와 드라마 출연작 중에서 작품 속 자신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 작품도 두세편 정도 있다.

최진실의 92년 출연작인 ‘숲속의 방’은 80년대 운동권 후일담이라 할 만한 강석경의 동명소설을 공지영이 각색한 작품이다. 오병철 감독 작품으로 오 감독은 그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서 다시 최진실을 캐스팅한다.



'숲속의 방'은 아버지가 사장이고, 할머니가 빌딩 월세로 부를 축적한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 부르주아 집안의 딸인 소양이라는 대학 신입생이 세상과 부딪히며 방황하다 결국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최진실은 여기서 소양 역할을 맡는다.

첫 주연작인 '꼭지딴'(90년)에서 '나의사랑 나의 신부'(90년)을 거치며 굳어진 또순이 스타일의 귀여움에서 다소 벗어난 역할이다. 입양아의 아픔을 그렸던 '수잔브링크의 아리랑'(91년)을 거치며 연기폭을 넓히려던 그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영화와 연기 모두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 하자 최진실은 다시 미스터 맘마,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 같은 가벼운 코미디물로 돌아갔다.



원작 소설(숲속의 방) 속에서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말린 꽃과 촛불로 사방을 가득 채우고 레너드 코헨의 음악을 들으며 검은 옷을 입은 채 손목을 그어 목숨을 끊는 내용도 담겨 있다. 2일 그의 죽음과는 대비된다.

최진실이 작품 속에서 죽음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2005년의 화제 드라마 '장밋빛 인생'이었다. 그는 여기서 자살이 아닌 암으로 생을 마감하는 억척주부 맹순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최진실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선택하지만 생활의 무게에 짓눌리고 스스로도 암에 걸리게 된다. 마지막회에서 최진실은 전 남편의 품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


결혼 실패 뒤 첫 복귀와 방송사와의 계약 문제 등이 맞물리며 최악의 상황에서 만들어낸 그만의 연기에 안티팬들은 다시 최진실의 팬이 됐다.

이밖에 96년 출연작으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지만 남편과 아이의 곁을 떠나지 못 하는 엄마 역할을 한 고스트 맘마도 있다. 또 자신의 죽음은 아니지만 세상을 떠난 남편이 남긴 영상편지에 괴로와하는 ‘편지’의 정인 역할도 팬들은 오래 기억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