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호텔신라, 삼성 쇄신 '명암'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06.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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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삼성브랜드관리委 수혜-호텔신라, 오너일가 입지 축소에 성장성 정체

삼성의 쇄신안 발표 이후 그룹의 대표적인 비 전자계열사인 제일기획과 호텔신라가 시장의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쇄신안 추진으로 제일기획 (18,360원 ▼220 -1.18%)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기획은 1분기 삼성 특검으로 계열사 광고 감소 등 타격을 입었지만, 특검 종료 후 그동안 미뤄졌던 광고들과 이미지 쇄신을 위한 그룹광고 집행이 예정돼 있다.



특히 삼성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브랜드 및 그룹 마케팅 업무가 '삼성 브랜드 관리 위원회'(가칭)로 옮겨지게 돼 제일기획이 마케팅 전략 수립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변승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알려진 것처럼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이 삼성브랜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면 제일기획의 마케팅 전담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의 광고 캠페인을 확대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원회를 통한 마케팅 집행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데다 그 과정에서 실무자의 발언권이 강화되면 전반적으로 제일기획의 해외 취급액 증가세도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특검 리스크가 해소되고 삼성전자의 해외마케팅이 강화되면서 2분기부터 이익모멘텀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최근 해외 현지 광고주까지 영입해 글로벌 광고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분기에는 베이징 올림픽 특수도 예상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8%가량 늘어난 110억원과 183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호텔신라는 주요 사업인 호텔부문의 성장 정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해체에 따른 오너 일가의 입지 축소로 해외사업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호텔신라는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상무가 이끄는 유통부문의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특히 이 상무가 해외 M&A(인수합병)에 적극적이어서 오너 일가가 이끄는 계열사에 대한 그룹의 전폭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컸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대감에 주가도 지난해 10월 중순 3만원대를 넘어서며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특검과 오너 일가의 입지 축소로 현재 주가는 2만38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이건희 회장 퇴진에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도 임원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안지영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호텔신라는 면세점이나 베이커리 등 외식사업과 같은 부수적인 사업의 다각화에 치중하고 있다"며 "메인 비즈니스인 호텔업의 변화와 중장기적 계획이 없이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은 2005년 305억원, 2006년 242억원, 지난해 235억원으로 감소세다. 그나마 핵심사업인 호텔업이 아니라 면세점 부문에서 70%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 덕분이다.

안 애널리스트는 "'신라'라는 이름이 글로벌 호텔 브랜드의 이미지가 약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삼성그룹의 해외 인지도와 배경이 필수"라며 "하지만 현재 그룹 관련 부정적 이슈들을 고려할 때 호텔 부문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는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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