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공기업 비리 본격 수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5.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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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공사·증권예탁결제원에 이어 증권선물거래소도 수사 착수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과 비리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공기업 비리와 국가보조금 관련 비리를 2대 중점 척결 대상 범죄로 꼽아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직후 검찰의 사정작업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봉욱)는 14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부산 본사와 서울 사무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검찰은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동 서울 사무소 20층 이사장실과 경영지원본부장실, 부산 중앙동 본사 총무과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예산 및 계약 관련 자료와 회계장부, 지출내역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KRX는 금융감독원과 감사원 감사에서 2006년 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10억5000만 원을 골프접대비로 쓰고 추가 접대비 명목으로 7억여 원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곳이다.



검찰은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감사 결과를 넘겨받아 KRX 측이 과다한 접대비를 쓴 경위와 불법행위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특수3부(부장검사 김광준)는 산업은행 임직원들이 그랜드백화점에 1000억 원대 대출을 해 주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13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그랜드백화점 본사와 임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그랜드백화점 경영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백화점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저리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은행 임직원들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거액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지난달 25일에도 대한석탄공사의 건설사 편법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경기 의정부시 석탄공사와 서울 중구 M건설 본사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밖에 서울남부지검도 신규 직원들의 필기시험 점수를 조작한 뒤 탈락자를 면접에 참가시키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달 증권예탁결제원 본사와 임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검찰은 이들 기관 외에도 20여 곳의 주요 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공기업 개혁'에 초점을 맞춰 고질적인 병폐를 없애기 위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공기업 문화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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