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李회장 오늘 재소환 조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4.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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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배 상무 등 임원급 4명도 소환‥현명관 위원장도 조만간 소환

삼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11일 오후 2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를 벌인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특검팀에 소환됐다.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이 회장을 상대로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특검 수사의 핵심인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함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삼성을 둘러싼 3대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히 특검팀은 이 회장에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이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과 관련, 당시 직접 전략기획실 등에 사채 발행을 지시했는지와 그룹 계열사들이 임직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 운용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1차 조사 당시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 "전략기획실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직접 관여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특검보는 "이 회장을 다시 부르는 것은 마무리 수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 소환과 함께 이날 삼성전략기획실 소속 전용배 상무와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등 그룹 임원 4명을 다시 불러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한 보강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1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회장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공개적으로 털어놓은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윤 특검보는 "아직 (현 위원장 소환 여부와 관련해)정확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현명관씨에게 삼성생명(차명주식)건 말고도 다른 사항을 조사할 부분이 있는 만큼 다시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그 동안 진행한 삼성생명 차명주식 수사에서 현 전 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324만주, 지분율 16.2%)이 이 회장 소유임을 밝혀낸 바 있다.

이밖에 특검팀은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삼성전자 창고 및 전산센터와 수원사업장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윤 특검보는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있어 전산자료 확보 작업을 벌였다"며 "컴퓨터 자료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자료 확보 작업이)2∼3일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 소환이 예고된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팀 사무실에는 이른 아침부터 250여명에 달하는 내·외신 취재진들이 몰려 취재 경쟁에 들어갔으며 경찰은 총 27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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