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Km 달려야 '진짜 1등급'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8.04.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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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하이브리드 차량이 '역시나'

올해부터 새롭게 경차 혜택이 부여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대형 세단인 에쿠스 중 어떤 차의 에너지 소비효율이 더 높을까. 리터당 20km 정도를 가는 모닝과 채 10km를 달리지 못하는 에쿠스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비교하는 것이 가당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연비 등급)에서는 모닝 자동변속기 차량은 3등급, 수동변속기 차량은 2등급이다. 반면 에쿠스 3.3DOHC는 2등급, 4.5DOHC는 3등급이다. 말이 안 되는 듯 하지만 모닝과 에쿠스의 에너지 소비효율이 같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자동차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을 배기량에 따라 따로 매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현행 연비등급은 차량을 배기량에 따라 800cc 이하부터 최고 3000cc 초과까지 모두 8개군으로 나눈 뒤 각 군마다 5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비슷한 배기량으로 구성된 군에서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은 순서에 따라 5개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는 8월부터는 두 차량의 연비 등급에 큰 변화가 생긴다. 모닝은 1등급이 되고 에쿠스는 5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8월부터 자동차 연비등급이 배기량과 상관없이 단일 5등급 체제로 변경되기 때문이다(마티즈, 모닝 등 1000cc 이하 경형자동차는 ‘경형’ 등급으로 구분된다).



◆시빅 하이브리드 연비 가장 우수
15Km 달려야 '진짜 1등급'


새로 바뀌는 연비등급은 리터당 15km 이상 주행(공인연비)이 가능하면 1등급에 포함되고 12.8∼14.9km는 2등급, 10.6∼12.7km는 3등급, 8.4∼10.5km는 4등급, 8.3km 이하면 5등급이다.

현재 자동차 소비효율등급 리스트에 등록된 승용차는 총 529종. 이 중 현재 연비 1등급 차종은 국산 71종, 수입차 60종 등 총 131종이다. 그러나 바뀌는 연비 등급을 적용하면 1등급 차종은 44종만 남게 된다. 경형을 제외하면 38종이 1등급이다. 현행 1등급 차량 중 계속해서 1등급에 머무르게 되는 차종은 26종에 불과하다.

1등급을 받은 차종을 연료별로 구분하면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차량이 24종이며, 가솔린차량이 20종이다. 회사별로는 기아차가 19종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현대차가 15종, GM대우가 7종이며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단 1종도 1등급을 받지 못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형차량과 디젤차량의 연비가 좋게 나오는데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소형 자동차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는 것.


수입차 중에서 1등급에 속한 차량은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푸조의 407 2.0HDi, 폭스바겐의 골프 2.0TDI 등 3종에 불과하다.

1등급을 받은 차량은 대부분 수동변속기 차량으로 29종에 달하며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은 12종이다. 혼다 시빅, 베르나 1.4, 프라이드 1.4 등 3종은 하이브리드차량으로 무단변속이다.



배기량별로는 1000cc 이하 경차가 6종, 1500cc급 이하가 15종, 1600cc급 이하가 14종이며 2000cc급 차량은 9종이다. 2000cc급 차량은 모두 디젤차량이다.

연비가 가장 좋은 차량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로 1리터로 23.2km를 달릴 수 있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차의 아반떼 1.6 디젤(수동 5단)이 21km/l로 가장 좋은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2000cc급 중형차량 중 연비가 가장 좋은 차종은 GM대우의 라세티 2.0 디젤(수동 5단)로 1리터의 경유로 18.2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경차와 하이브리드차량을 제외하고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 중에서 가장 높은 연비를 보이고 있는 차량은 역시 GM대우의 젠트라 1.2DOHC MT(수동 5단)로 17.5km/l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 중에서는 현대차의 베르나 1.5 디젤(자동 4단)이 17.4lm/l로 가장 좋은 연비를 보이고 있다. 1등급을 받은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 중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은 단 한종도 없다(하이브리드, 경차 제외).



◆5등급→1등급 교체 시 연 1220리터 절약

이번에 개정된 자동차 소비효율 등급은 각 등급별 간격을 2.2km/l로 균등하게 적용해 소비자들이 등급별 효율기준 및 등급간 효율차이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낮은 등급의 차량을 선택할 경우 상당한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2등급 대신 1등급 차량을 선택할 경우 아낄 수 있는 연료의 양은(연 1만6000km 주행 기준) 약 160리터에 달한다. 5등급 차량을 1등급 차량으로 변경할 경우에는 무려 1220리터나 아낄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소비효율 등급에는 과거와 달리 연비 외에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함께 표시된다. 자동차 선택 시 경제성과 환경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고유가 및 기후변화 시대에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고려한 고효율자동차의 보급 활성화 기반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변화”라며“EU 주요 국가들이 승용차의 효율 및 CO2에 따른 ‘7등급’ 표시 제도와 세제를 결합해 자동차 관련 세제의 부과기준을 등급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이번에 개정된 자동차 등급과 결합된 다양한 정책 및 제도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CO2 배출량이 가장 적은 차량은 연비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로 101g/km의 CO2를 배출, 환경적인 면에서도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고 연비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리터당 23.2km로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는 혼다자동차의 시빅 하이브리드는 2002년 4월 북미시장에 첫선을 보였고 국내에는 2007년 2월 발매를 시작했다.

4도어 세단인 시빅 하이브리드는 저회전 · 고회전 · 기통휴지의 3단계에서 밸브를 제어하는 ‘3 스테이지 i-VTEC’ 엔진과 소형 · 고효율화를 꾀한 ‘IMA(Integrated Motor Assist)’ 기술을 조합한 새로운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1.3 SOHC 엔진을 장착한 시빅 하이브리드는 엔진 발진 및 가속 시 모터가 엔진 동력을 보조하는 ‘병렬(패러렐) 방식’을 적용해 1.8 리터급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완전전자식 무단변속기(CVT)인 혼다 ‘멀티매틱S’를 적용해 부드러운 변속을 실현했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2007년 2월 국내 판매를 시작할 당시 60대를 2007년 판매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판매 시작 3개월 만에 이 목표를 달성하는 등 지난해 총 163대가 판매될 정도로 국내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33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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