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분쟁·주가부진… 시험대 선 張펀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3.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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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펀드 실험 2년<下>]잦은 분쟁과 송사로 갈등비용 커져

장하성 펀드는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들과 송사를 불사하면서 지배구조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소액 장기투자자로서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는 아직까지는 현실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숱한 송사로 인한 유무형의 비용들은 고스란히 시장참여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장하성 펀드가 투자한 이번 주총에서 격돌한 8개 기업들의 주가는 주식시장 전반의 조정까지 겹치면서 그다지 좋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매집한 벽산건설 (0원 %)의 주가는 매입당시 8000전후였지만, 지금은 6000원을 턱걸이하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초자 (0원 %) 역시 급등 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당초 아사히글라스의 공개매수 가격인 3만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삼양제넥스의 경우 5%지분취득을 신고했을 당시 9만원대 주가가 현재는 5만원대로 떨어졌고, 한솔제지도 장하성펀드와 지배구조개선에 합의한 지난해말 1만6000원을 웃돌던 주가가 현재 1만1000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동원개발은 5%취득 신고당시 1만4000원대 주가가 1만8000원대로 오른 상태고, 대한제분 (139,100원 ▼400 -0.29%)도 5%취득을 신고한 지난해말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밖에 성지건설은 5%신고 당시보다 주가가 소폭 하락한 상태고, 에스에프에이는 소폭 상승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충남 아산 에스에프에이 주주총회에서 장하성 펀드 측 관계자가 경영진의 주총 진행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지난 28일 충남 아산 에스에프에이 주주총회에서 장하성 펀드 측 관계자가 경영진의 주총 진행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한 데는 전세계 증시 조정이라는 외풍이 컸던 면도 있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간 함수관계를 눈에 보일 정도로 증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의 경우 주가 급등 후 제자리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펀드의 지배구조 개선 활동이 결국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쟁과 송사..사회적 비용도 새로운 문제 =장펀드 등 소액주주 활동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비용도 논란거리다.



장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경영지원을 책임진 기업의 한 임원은 "장펀드 투자 이후 직원들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어렵게 키워온 좋은 회사고, 할 일도 많은데 소수지분으로 주인행세를 하면서 물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펀드는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총 무효소송' 등을 진행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이에 대응해 투자기업 경영진도 법정공방을 위해 날을 세우고 있어 시간 및 에너지 소모가 심해질 전망이다. 위 임원은 "주총 준비 과정에서 장펀드가 다른 주주들에게 지나친 흑색선전과 비방을 일삼아왔다"며 "지나친 음해에 대해 경영진도 법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충남 아산 에스에프에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과 장하성 펀드 측 관계자들이 감사후보 선임투표에 대한 재검표를 실시하고 있다. 재검표 결과 경영진 측 김찬섭 후보 선임이 검표 과정의 잘못으로 인해 무효로 판명됐다.지난 28일 충남 아산 에스에프에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과 장하성 펀드 측 관계자들이 감사후보 선임투표에 대한 재검표를 실시하고 있다. 재검표 결과 경영진 측 김찬섭 후보 선임이 검표 과정의 잘못으로 인해 무효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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