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진대제 충격'… "어떻게 이런 일이"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07.11.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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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최장수 장관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청와대는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14일 진 전 장관의 이 후보 캠프행을 전해 듣고 "상식적이지 않다",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말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가 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는 진 전 장관이 참여정부 내에서 3년간이나 정통부 장관을 지낸데다 장관직 사임 후에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지사 선거에까지 출마한 적이 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진 전 장관은 친노(親盧) 그룹에서 계속 정치권에 잡아두기 위해 공을 들였던 인물이다. 한 때는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까지 고려하며 넌지시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낙마한 뒤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에도 친노 인사들은 진 전 장관이 정치를 계속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중 하나는 올초 "이해찬 전 총리가 진 전 장관을 만나 차기 대선을 도와달라고 거듭 요청했다"며 "하지만 진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선거 나갈 때 떨어지면 다시는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부인과 약속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진 전 장관 부인이 그렇게 약속을 받은 뒤 경기도지사 선거 때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진 전 장관이 부인을 봐서라도 정치는 다시 못 한다고 했다. 정치권을 떠난 요즘 마음이 편하다고 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진 전 장관은 참여정부 인사들에게 정계를 떠나는 이유로 "경제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치에는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나와 정치는 맞지 않는다" 등의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 전 장관이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은 참여정부 뿐만 아니라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도 상당히 황당하고 면목 없는 일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은 당 고문으로 진 전 장관의 합류를 기대해왔기 때문이다.



진 전 장관이 이 후보 캠프에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본인이 직접 밝하지 않아 진의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참여정부와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선 지난 5년간 공들여 키워온 인물의 '배신'이란 점 때문에 더욱 아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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