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昌 혼자 가면 敵"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1.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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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출마전제 '분열' 우려...朴 협조 '절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를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눈길은 '걱정'과 '우려' 일색이다. 출마를 만류하려는 다각적인 움직임은 여전하지만 이젠 '기대'를 슬슬 접는 눈치다.

대신 이 전 총재의 출마를 현실로 받아들인 채 '노림수'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다양한 정국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찾기도 한창이다.



◇독자후보시 '李vs昌' 분열 '우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가 독자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신당 창당 혹은 기존 정당 참여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대척점'에 놓이는 시나리오다.

당내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 배경의 중심에 이 후보의 'BBK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씨의 귀국과 검찰 수사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결국 낙마하면 '대안 후보'로 나선다는 복안을 이 전 총재측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하려는 것은 BBK 때문이다. 출마시 영남·충청권의 보수층을 묶어 이 후보와 각을 세우는 단일 후보로 갈 것"(한나라당 핵심 관계자)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경우 이 전 총재에 대한 총공세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1일 이방호 사무총장의 '불법 대선자금 잔금 의혹' 폭로도 이 전 총재의 독자후보 출마를 겨냥한 것이란 전언이다. "출마 선언시 이것저것 가릴 게 없다. '적'이 되는 것(이 후보측 핵심 측근)"이란 설명이다.

◇출마 후 막판 '후보단일화' 혹시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기대'가 아주 없진 않다. 이른바 '후보단일화론'이다.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에도 지지율 상승이 지지부진하면 막판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경우 이 후보에 급격히 힘이 쏠리면서 오히려 쉬운 '싸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총재의 출마 이슈에 BBK 등 '검증 악재'가 묻히게 되는 의도치 않은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 상황은 이런 기대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지난 달 27일 불교방송 조사(13.7%)에 이어 같은 달 31일 MBC 조사(22.4%)에서 급등했다.



여기에 이번 주말 한 일간지의 여론조사에서는 26%대를 기록해 상승폭이 가파른 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 전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로 무서운 기세다.

기껏해야 '40:20:20(이명박 40%, 이회창 20%, 정동영 20%)' 구도라던 한나라당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캐스팅보터 朴을 잡아라" '올인'= 이 전 총재와 이 후보간 '신경전'에선 한 발 물러서 있지만 한나라당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구애'다. 박 전 대표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현실 때문.



박 전 대표는 경선 후 이 후보의 당 운영에 적잖은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런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쪽으로 돌아설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만큼 박 전 대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박 전 대표와 측근들의 공분을 샀던 이 후보의 최측근 이재오 최고위원이 결국 고개를 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최고위원은 5일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박 전 대표측에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핵심 측근은 "지금 여러 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박 대표와 결속을 다지는 일이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의 '지원 확약'을 받아내기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박 전 대표는 이 전 총재의 출마설과 관련, 일절 말을 삼간 채 '관망'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지금으로선 향후 상황 전개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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